"죄 없는 러브버그들 학살당해"… 환경운동가 인터뷰, 'AI 조작 영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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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학살을 당장 멈춰 달라."
최근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확산되며 논란을 불렀던 한 동물보호 운동가의 인터뷰 영상에 담긴 호소의 메시지다.
46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릴도지는 과거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정치인을 활용한 AI 합성 영상을 만들어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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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 SNS 이용자들, '진보 비판' 소재
'AI 활용 전문' 보수 유튜버 '릴도지'의 작품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학살을 당장 멈춰 달라."
최근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확산되며 논란을 불렀던 한 동물보호 운동가의 인터뷰 영상에 담긴 호소의 메시지다. 보수 성향 누리꾼들이 '좌파의 민낯, 위선'이라며 환경단체와 진보 세력을 비판하는 데 동원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인터뷰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조작 영상'이었고, 제작자 역시 보수 성향 유튜버인 것으로 밝혀졌다.
AFP통신이 한국어로 운영하는 'AFP 팩트체크 코리아'는 지난 7일 "해충 방제에 반대하는 동물보호 운동가의 '실제 뉴스 인터뷰 장면'이라는 주장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이 SNS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관련 사진에 "사실 아님" "AI로 제작된 풍자물, 실제 인터뷰로 오인돼 확산" 등 문구도 달았다. AFP 팩트체크는 프랑스 통신사 AFP가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허위정보·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팀이다.
"환경단체 위선"… 보수의 진보 비판에 활용
문제의 사진 두 장은 '고기영'이라는 이름의 동물보호 운동가가 주인공이다. 첫 번째 사진은 울먹이는 표정으로 인터뷰 발언을 하고 있는 고기영의 모습, "지금 이 순간에도 죄 없는 러브버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 학살을 멈추고 공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이라는 자막을 담고 있다. 두 번째 이미지에는 러브버그 떼에 당황한 고기영이 욕설과 함께 벌레를 떼어내려 하는 장면이 포착돼 있다. "아 XX! 얼굴에 붙었어! XX 꺼져!"라는 자막도 입혀졌다.
이 사진들은 보수 성향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대거 공유됐다. 반응의 대부분은 '환경단체 비난'이었다. 러브버그 방제에 비판적 시선을 보냈던 환경운동가들이 실제로는 러브버그를 혐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위선적"이라고 조롱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그린피스 등 57개 환경단체는 "생태계에 도움 되는 익충"이라며 '러브버그 해충 지정 조례안'에 반대하기도 했다.

합성사진 근거는… "손가락 6개, 나무 모습 변화"
그러나 AFP 팩트체크의 검증 결과, 해당 영상과 이미지는 AI를 활용하는 영상 제작자로 유명한 유튜버 '릴도지(lildoge)'가 생성한 합성물이었다. 46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릴도지는 과거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정치인을 활용한 AI 합성 영상을 만들어 큰 주목을 받았다. 보수 성향이 짙은 정치적 AI 풍자물을 주로 게시해 왔던 인물이다.
합성사진의 원본은 릴도지가 지난 3일 본인 인스타그램에 '러브버그 권리 위원회 사진. 실화 바탕의 AI로 제작된 이미지'라고 올린 게시물이었다. 해당 사진에 대해 AFP 팩트체크는 "AI 합성물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오류들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이미지에선 중심 인물(고기영)의 왼손에 손가락이 여섯 개 이상이 달려 있으며 검지가 중복돼 있다"고 짚었다. 또 "첫 번째 이미지에 등장하는 마이크에는 불필요한 전선들이 붙어 있다. (그리고) 두 이미지의 배경 속 사람 수, 나무 모습 등이 갑자기 바뀌는 점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AI 합성사진'으로 판단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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