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더위에 수위는 낮아지고… 농업용 저수지 곳곳서 '녹조 몸살'
농번기 겹쳐 저수량 절반가량 급감
농어촌공 녹조 발견시 제거제 살포
일부 비점오염원관리지역 지정 신청

때이른 불볕더위에 농번기까지 겹치면서 저수량이 급감한 농업용 저수지마다 녹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9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지역에는 5개 중점관리저수지를 비롯한 총 324개의 농업용 저수지가 있다.
대표적인 중점관리저수지인 의왕시 왕송저수지에는 최근 녹조가 대거 발생했다. 왕송저수지는 저수지에 저장된 물을 수원의 농지에 농업 용수로 쓰이고 있다.
올여름 장마철에 들었음에도 비가 적게 내린 탓에 농업 용수를 많이 퍼가 저수량이 크게 줄었다.
경기도 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왕송저수지 저수량은 이달 기준 548만여 ㎥였다가 278만여 ㎥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40도를 넘나드는 기온 상승으로 녹조가 형성되기 적합한 환경이 조성돼 녹조가 대거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녹조의 원인이 되는 남조류는 수온이 25~30도일 때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뜨거운 햇볕이 쬐는 여름철에는 수온도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

일월저수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여름만 되면 녹조가 많이 껴 있다 보니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고 환경에도 나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인근 용인의 농업용 저수지인 기흥저수지도 지난달 말부터 녹조가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해 조류 억제제 살포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를 관리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도내 상당수의 저수지에 녹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장마에 대비해 저수지 수위를 낮춰 놓았으나 예상보다 강우량이 적어 수위가 많이 낮아진 상태다. 농업 용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6~8월에는 현장 점검을 강화해 녹조 발견 시 제거제를 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녹조의 원인이 되는 유해물질 유입 차단을 위해 비점오염원 관리 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환경부에서 관리 지역으로 지정되면 오염물질 차단 시설에 필요한 국비가 더 지원된다.
이승준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기후변화로 녹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대체로 사후적인 대책에 그친다"며 "유해물질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해 녹조류가 창궐할 여건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경민·최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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