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 찾아오면 주급 150만 원 준다기에...' 마약사범 된 청년들

강진구 2025. 7. 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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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하면 일주일에 150만 원 줄게."

이렇게 20대 청년은 마약사범으로 전락했다.

최근 '고수익 알바'에 현혹돼 마약을 운반하다 붙잡힌 청년이 늘고 있다.

청년 마약사범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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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통해 마약 운반책 모집
작년 마약사범, 30% 이상이 20대
"소지·운반만 해도 중형 받는다"
고수익을 미끼로 마약 운반을 제안하는 텔레그램 대화. 관세청 제공

"시키는 대로 하면 일주일에 150만 원 줄게."

솔깃한 제안이었다.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지시받은 주소로 가서 국제등기우편을 챙긴 뒤에 다른 장소로 옮겨놓으면 끝이었다. 심지어 거처도 마련해주겠다고 했다. 돈이 필요했던 무직 A(25)씨는 냉큼 일자리를 수락했다. 면접은 텔레그램으로 진행됐다.

면접을 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올해 1월 첫 업무가 떨어졌다. 듣던 대로 일은 간단했다. 경기 김포시의 한 건물에 도착한 우편물을 가져오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물건을 챙기고 나오려는 순간, 세관원이 A씨를 덮쳤다. 그가 챙긴 우편에 들어있던 것은 케타민, 마약이었다. 이렇게 20대 청년은 마약사범으로 전락했다.

최근 '고수익 알바'에 현혹돼 마약을 운반하다 붙잡힌 청년이 늘고 있다. 마약을 소지·운반하는 것만으로도 중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단순 심부름일지라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9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 따르면, 1월 4,300만 원 상당의 케타민 총 666g을 밀반입해 유통하려다 적발된 A씨와 B(23)씨가 지난달 1심 법원에서 각각 징역 3년에 추징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본부세관은 1월 네덜란드발 국제우편 검사 과정에서 케타민을 적발한 뒤, 우편물을 추적해 현장에서 두 사람을 체포했다.

이들은 국제 마약 범죄조직의 '고액 알바' 광고에 혹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조직원은 텔레그램 등으로 운반책을 모집한 뒤, 국내 밀수입된 마약을 대리수령하면 거액의 돈을 지급하겠다고 유혹했다. 실제 최근 마약 조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수익 알바', '당일 고액 정산' 등의 광고를 미끼로 청년층에 접근하고 있다.

청년 마약사범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적발된 마약사범 중 가장 많은 연령대가 20대(32.6%)였다. 서울본부세관 관계자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단순 심부름이나 운반을 요구하는 고액 알바 제안은 마약범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마약을 직접 사용하지 않아도 소지·운반만으로도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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