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임상시험 환자 기다리는 의사... "이러다 약 개발 기회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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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국산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3년 넘게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이 교수는 "대부분의 단장증후군 환자들이 국내에서 치료약이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하루 10시간 이상 영양주사를 맞으며 버티고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동시에 임상시험에 들어간 해외 몇몇 나라에선 환자를 찾아 등록이 시작됐지만, 국산 신약인 만큼 우리나라 환자 모집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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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짧은 환자들, 외국 약 도입 안 돼
국산 신약 절실한데 임상 환자 '0명'
"희소질환 관리기관·전문병원 필요"

이상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국산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3년 넘게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빅5' 병원인데 임상시험 진행이 이렇게나 더딘 건 이례적이다. 이 교수도, 신약 개발사도 애가 탄다. 이러다 수억 원짜리 외국산 약에 밀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점점 커진다.
이 교수가 기다리는 환자는 단장증후군을 앓는 이들이다. 단장증후군은 공식 질병 코드도 없는 초희소질환이다. 환자가 선천적으로 또는 사고나 수술 등의 이유로 소장이 짧아져서 충분한 영양소와 수분을 흡수하지 못한다. 지난달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이 교수는 "대부분의 단장증후군 환자들이 국내에서 치료약이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하루 10시간 이상 영양주사를 맞으며 버티고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환자는 영양소 흡수 면적을 넓히기 위해 장 길이를 늘리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이 교수는 원래 소아를 보는 의사다. 하지만 단장증후군 환자가 우리나라에 200명 정도로 적어 진료할 의사가 별로 없다는 걸 잘 알기에 성인 환자까지 받는다. 지난 3년간 그는 주요 종합병원에 틈날 때마다 전화를 돌렸다. 단장증후군 신약 임상시험 환자를 기다리다 못해 직접 수소문하려고 나선 것이다. "우리 병원에서도 환자가 1년에 2명 남짓밖에 안 나오는 병이라 다른 대형 병원들에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임상 참여 환자를 여태 한 명도 찾지 못했다"고 이 교수는 토로했다.
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한미약품이다. 토종 제약기업으로 흔치 않게 희소질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고, 2022년 3월 이 교수와 함께 임상 2상 단계에 돌입했다. 소네페글루타이드라는 물질이 주성분인 이 약은 매일 투여해야 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기존 치료제(가텍스)와 달리 한 달에 한 번만 투약해도 된다. 환자 삶의 질이 그만큼 개선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임상이 어려운 이유는 단지 환자 수가 적어서만은 아니라고 이 교수는 호소했다. "질병을 알리고 관리하는 시스템 자체가 부족한 것도 주된 이유"라는 것이다. 환자 수가 적은데 제대로 파악도 관리도 안 되고, 자신이 단장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환자도 많으니 임상 환자 모집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행히 동시에 임상시험에 들어간 해외 몇몇 나라에선 환자를 찾아 등록이 시작됐지만, 국산 신약인 만큼 우리나라 환자 모집이 꼭 필요하다.
국내에는 가텍스도 아직 안 들어왔다. 2017년 허가는 됐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들어온다 해도 연간 약값이 2억~3억 원에 달한다. 국산 신약 임상을 더 지체해선 안 되는 이유는 충분하다. 이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는 단장증후군을 포함한 희소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민간단체와 국가가 운영하는 전문병원이 있어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며 "우리나라도 그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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