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에도…LG에너지솔루션, 시총 3위 쉽지 않은 이유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두고 LG에너지솔루션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2분기에는 북미 수요 증가와 인센티브 효과로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달성했지만 하반기에는 EV(전기차) 수요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 거래소에서 2000원(0.65%) 하락한 3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잠깐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올랐지만 장중 낙폭을 키우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자리를 다시 내줬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 격차는 1조851억원이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물량 공세를 펼쳤고 EV 시장도 둔화하며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수년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투자자 평균 매입단가는 41만3500원 선에 형성돼 있다. 손실투자자 비율은 84%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호실적을 꾸준히 이어가며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LFP(리튬인산철)배터리가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기술경쟁력에서도 앞서나가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LG에너지솔루션 유럽 내 중대형 배터리 출하량이 직전분기 대비 19% 가까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기준 호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7% 줄어든 5조5654억원, 영업이익은 152% 늘어난 49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 제시했던 매출액 추정치(5조7330억원)는 하회했지만 영업이익 추정치(3150억원)는 56% 가까이 상회했다. OPM(영업이익률)은 8.8%에 달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효과가 반영돼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며 "GM(제너럴모터스)을 대상으로 배터리 출하가 늘었고 미시간 공장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양산이 시작된 덕택이다. 이외에도 북미와 인도네시아 JV(합작법인) 판매가 늘며 제품 믹스 효과를 개선했고 비용 절감 효과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잠정 실적 발표 당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한때 33만1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는 31만원 선에서 마감했다.
2분기 예상치 못한 호실적을 거뒀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하반기 미국 친환경 인센티브 보조금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올해 2분기 AMPC 효과를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은 BEP(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4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가 연방 의회를 통과해 최종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이번 법안으로 EV 구매 시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 소비자 세액공제와 상업용 차량에 적용되던 세액공제는 오는 9월30일부터 종료돼 북미 수요 위축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에서 미국 시장 비중이 큰 만큼 중저가 EV 수요 감소와 전방 산업 위축은 중장기 실적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최대 수요처인 북미와 유럽에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한 주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조기 종료되며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예상 수요 CAGR(연평균성장률)은 23%에서 16%로 둔화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타결될 미·중 간 새로운 상호관세율에 따라 투자 판단에 변동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제시는 그 이후로 보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iM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0만원 유지를 제시한 바 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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