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발레리노 다닐 심킨 “한국의 아름다움에 반해...첫 전막 출연 기대”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5. 7. 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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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력, 기교, 에너지 톱클래스
이달 유니버설 ‘백조의 호수’서
지그프리드 역할 국내 첫 전막
“韓, 조용하고 아름다운 매력”
30대 중반에도 여전한 기량으로
리허설 연습실에서도 환호 터져
“재능도 운, 보답하려 최선 다해”
이달 19~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백조의 호수’로 국내 첫 전막 공연을 선보이는 스타 발레리노 다닐 심킨.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아직 공연까지 열흘 넘게 남았지만, 러시아 출신 스타 발레리노 다닐 심킨(38)은 일찌감치 한국에 와 리허설을 시작했다. 연습실에선 몇 가지 시범 동작만으로도 환호가 터지고 있단다. 섬세한 표현력과 고도의 테크닉을 겸비한 움직임이 같은 무용수에게도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심킨은 이달 19~27일 유니버설발레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 기획으로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 중 19, 23일 무대(총 2회 차)에 왕자 지그프리드 역으로 오른다. 세계적 기량을 보유한 무용수의 전막을 직접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오히려 “역사가 깊은 발레단의 일부가 돼 공연한다는 건 아주 즐거운 작업”이라고 힘줘 말했다.

심킨은 발레 무용수인 부모의 영향으로 5살에 무대에 서기 시작했고, 바르나, 헬싱키, 잭슨 등 세계 유수의 국제 발레 대회를 석권하며 ‘콩쿠르의 왕자’로 불렸다.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에서 2012~2020년, 독일 베를린슈타츠 발레단에서 2018~2019년 시즌 수석무용수를 지냈다. 현재는 발레단에서 나와 프리랜서로 클래식,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다. 2021년 ‘스튜디오 심킨’을 설립해 무용과 기술, 미디어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경영자이자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퇴단 이후 주로 국내외 갈라 무대에 서온 그는 이번 UBC 프로덕션으로 국내 첫 전막 연기를 선보인다. 지난 2023년 문훈숙 UBC 단장과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심사위원으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이 닿았다. 심킨은 “UBC는 훌륭한 러시아식 클래스(몸풀기 훈련)를 진행하고, 연습실 벽에서도 러시아 발레의 기운이 느껴진다”며 “마치 집에 온 것처럼 친근한 느낌”이라고 했다. 이에 문 단장은 “훌륭한 무용수가 온 덕분에 발레단 전체가 새로운 기운을 받게 됐다”며 “오전 클래스 중 남자 무용수들이 (심킨에게 자극받아) 다들 돌고 뛰며 즐거운 경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기교와 표현력은 정상급이다. 대표 레퍼토리인 ‘돈키호테’ 바질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3연속 540도 회전’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이번에 선보일 ‘백조의 호수’에선 감정에 집중한다. “오히려 기교를 억누르고 제어해야 하는 작품”이라며 “회전을 몇 바퀴 도는지보다 회전을 어떻게 끝내는지, 지그프리드 캐릭터와 작품의 전체적인 큰 그림을 어떻게 표현하느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기술적 관전 요소로 3막 파드되(2인무)의 끝부분을 꼽았다. “오딜(흑조)이 푸에테(연속 32회전)를 하기 전 왕자가 도는데, 그때 마지막 시선을 여성 무용수 쪽으로 옮길 거예요. 회전 중 시선을 옮기는 건 어렵고 섬세한 기술이죠.”

‘백조의 호수’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기반으로 한 고전 중의 고전으로, 백조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공주 오데트, 사랑에 빠진 왕자 지그프리드의 배신과 죽음을 다룬다. 왕자가 진정한 사랑으로 공주를 마법에서 구해내는 행복한 결말도 있지만, UBC는 이들이 죽음을 맞는 비극적 결말을 그린다. 심킨은 “작품 방향에 따라 그 안에서 나를 찾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전적인 작품 속에서 나 자신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약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갈망하는 지그프리드의 모습은 공감한다”고 했다.

보통 일주일이면 무대 리허설을 마칠 수 있는데도 일찌감치 한국에 온 건 그의 남다른 애정 덕분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인 소프트파워(문화적 영향력)를 보여주고 있고, 사람들이 조용하고 아름답다”며 “나도 덩달아 차분해진다”고 했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의 동양인 최초 수석 발레리노 김기민을 언급하며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은 타고난 재능뿐 아니라 정평이 나 있는 자기관리의 노력 덕분이다. 그는 자신이 “혜택을 누렸다”(privileged)는 표현을 자주 쓰면서 “그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저는 좋은 환경과 부모를 만나 발레를 할 수 있어 운이 좋았어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합니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일이 우선이고 몸 관리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달 19~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백조의 호수’로 국내 첫 전막 공연을 선보이는 스타 발레리노 다닐 심킨.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국내 첫 전막 ‘백조의 호수’에 주역으로 오르는 러시아의 스타 발레리노 다닐 심킨이 포즈를 요청하자 손하트를 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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