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소리꾼 김단희, 포항에 울려 퍼진 서도소리의 깊은 멋
굽이치는 감정선에 청중 몰입…서도소리 특유의 미학과 구전심수 정신 전해

이날 밤 7시에 열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자인 김단희(32·여) 선생의 공연을 듣기 위해서다.
포항시 북구 장량로에 위치한 침촌문화회관은 간만에 인기척으로 들썩였다.
고운 한복 차림을 한 김 선생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성지면서도 서도 특유의 맛을 살려냈다.
흐느끼는 듯한 소리가 굽이쳤고 입모양마저 절제하며 감정과 소리를 조율했다.
긴 바이브레이션에도 단 한 번 이탈없이 담백하게 풀어낸 '수심가'

몰입의 순간. 장구 역시, 큰 소리보단 미묘한 떨림처럼 소리색과 함께 호응했다.
일순간 힘을 다 뺀 후 곧바로 고역대 음을 회복하는 순간은 서도소리의 고난도를 여실히 느끼게 했다.
"평안도는 씁쓸한 맛, 황해도는 호탕하고 유쾌한 재미가 있어요"
흥이 넘실대는 황해도 난봉가가 순서대로 퍼져나오자 어깨가 넘실거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절로 터져나오는 박수는 당연지사.
속사포 랩처럼 빠른 소리에도 장구는 덩달아 템포를 올렸다.
이북소리인 서도소리는 적벽가, 초한가 등도 포함한다는 설명과 경기민요는 잘게 떠는 소리, 서도는 밑에서 끌어올리는 소리라는 핵심을 짚자 소리에 대한 초심자도, 관심이 있었던 지식인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가녀리면서도 길게 이어지는 음 구간에 순간적으로 5번 가량 꺾이는 가락은 현대음악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국악만의 '힘'이었다.
그러면서도 김 선생은 '구전심수'라는 국악 가르침의 전수 형태를 언급하면서 스승에 대한 사랑과 존경도 잊지 않았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서울에 올라가서 점검받는다는 그녀.
예정된 40분은 어느새 1시간을 넘겼다.
"나나나, 산이로구나, 뭘할소냐, 아니놀고"라는 선창을 하며 청중들의 후창을 유도하면서 자연스레 서도소리 매력을 넌지시 알렸다.
뱃노래에 이은 앵콜곡 '아리랑'은 듣는 이의 심금을 자아냈다.
김단희 선생은 "민요는 다 똑같은 것이 아닙니다. 서도소리, 포항을 포함한 동부, 전라도 남도, 제주 민요, 황해도 등으로 구분짓기도 합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정갈함과 미소를 이어갔다.
자리를 마련한 손철희 지역문화포럼 따로또같이 대표는 "(청중들이) 이번 무대를 기억해서 힐링하는 순간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한편 김단희 선생은 현 대구시립국악단 단원, 제6회 세종전국국악경연대회 민요 명창부 대상, 제31회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민요 명창부 대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악강사 등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