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규모 승진 내부 결속...지방선거 대비 외곽 단속
공직 내부 챙기고 외곽 조직 ‘정비’

차기 지방선거를 10개월여 앞두고 진행된 제주도 하반기 정기인사를 두고 승진 잔치라는 지적과 함께 조직 정비의 포석이라는 정치적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는 기획조정실장에 파견 중인 양기철 이사관(2급)을 임명하는 등 총 795명 규모의 2025년 하반기 정기인사(11일자) 명단을 예고했다.
오영훈 도지사는 이번 인사에서 200명에 육박하는 198명을 승진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국장급인 부이사관(3급) 승진자 6명, 서기관(4급) 18명, 6급 이하 174명(5급 의결 50명 별도)이다.
전체 승진자는 올해 상반기 122명과 비교해 76명이나 늘었다. 1년 전 하반기 정기인사 118명과 비교해도 80명이 늘어난 수치다. 민선 8기 도정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취임 초기 베이비부머(baby boomer) 끝자락 세대가 몰리며 인사 적체가 심했지만 올해 실·국장급 6명이 공로연수와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직제 신설 등의 여파로 추가 승진 여력도 생기면서 오 지사는 공직 내부를 다잡는 효과를 거뒀다. 6급 이하 승진도 174명에 달하면서 하위직에 대한 불만도 누그러뜨렸다.
내부에서는 교육과 파견을 반복하던 양기철 이사관을 불러들이며 기조실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지방고시 출신인 양 이사관은 전임 도정에서 안전실장과 도의회 사무처장을 지냈다.
오영훈 도정에서 장기교육을 마치고 복귀했지만 제주연구원으로 재차 파견 길에 올랐다. 기조실장 발탁으로 5년 6개월 만에 본청 건물을 다시 밟게 됐다.
상반기에 임명된 국장급은 모두 유임시키며 임기 말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 관광교류국장에 김양보 문화체육교육국장이 수평이동한 것을 제외하면 자리 이동도 최소화했다.
공석이 된 건설주택국장에 기술서기관 최고참인 박재관 건축경관과장을 낙점하고 교통항공국장도 김영길 대중교통과장을 직위 승진시키는 등 조직 내 발탁도 같은 맥락이다.
외곽에서는 오 지사의 최측근인 현원돈 제주시 부시장을 유임시키고 공석이 된 서귀포시 부시장에는 김원칠 제주도 총무과장을 승진 발령했다.
현 부시장은 기조실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조직 안팎에서 고속 승진과 주요 보직 경험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이에 자리를 지키며 기초단체 설치 등 현안 처리 임무를 이어가게 됐다.
서귀포시 부시장의 경우 성산읍 출신인 김원칠 총무과장과 강애숙 기후환경국장의 경쟁이 관심사였다. 결과적으로 서귀포시 공직 경험이 많은 김 과장이 선택을 받았다.
명퇴를 신청한 최명동 기조실장과 김희찬 관광교류국장은 외곽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주요 기관장과 상임이사 임기와 맞물려 산하 기관에 다시 중용될 여지가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선 8기 제주도정의 공약에 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각 실·국과 더불어 산하 기관의 협조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RISE센터에 파견 중인 김남진 전 정책기획관을 혁신산업국장에 임명한 것도 성과주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성과 중심의 여성 공직자 발탁도 눈에 띈다. 류일순 문화체육교육국장을 임명하면서 특별자치행정국과 경제활력국, 복지가족국, 기후환경국과 함께 5개 여성국장 시대를 열었다.
고선애 환경정책과장은 부이사관으로 승진시켰다. 유희숙 산업정책팀장, 정은주 예산총괄팀장, 문원영 문화정책팀장, 고은영 아동친화팀장 등 서기관 승진도 전원 여성공직자로 채웠다.
오영훈 지사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민선 8기 도정의 성공적 완성과 정책 대응력 강화에 중점을 둔 인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