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집 두고 사우나로 대피했다’ 더위와 사투 벌이는 그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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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팔팔 끓고 있다.
기온 관측을 시작한 이후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기온이 관측됐다.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후로 7월 상순(1∼10일) 기준 기온으로는 최고치다.
서울 곳곳은 더위에 습격을 맞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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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서는 나트륨 알약 복용
쪽방촌 주민들은 사우나로 대피

[헤럴드경제=김도윤·이영기 기자] 서울이 팔팔 끓고 있다. 기온 관측을 시작한 이후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기온이 관측됐다. 서울 중심지의 공원에는 한낮 사람들이 사라졌다. 혹서기에도 공사를 이어가야 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종일 물을 뿌리지만 역부족이었다. 올해 보고된 온열질환 환자는 1000명에 근접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유지 중이다. 전날 오후 3시께 서울(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기준) 기온은 37.7도까지 올랐다.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후로 7월 상순(1∼10일) 기준 기온으로는 최고치다. 밤이 되면서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더위의 기세를 꺾진 못했고 날이 지나서도 무더위는 이어지고 있다.

서울 곳곳은 더위에 습격을 맞은 듯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건설 현장에서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바닥에 연신 물을 뿌리던 60대 근로자 김모 씨는 “열을 식히려고 바닥에 물을 뿌리는데 날씨가 워낙 더우니깐 30분마다 뿌려도 금방 바싹 마른다”며 “40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일했는데 유독 더운 것 같다. 나트륨 알약을 원래는 1알 먹었는데 요즘은 2알씩 먹는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여가 공간으로 유명해 평소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는 인적을 찾기 어려웠다. 탑골공원 내에는 스프링클러가 연신 물을 뿜어대며 더위를 식혀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민 20여명이 그나마 그늘이 진 탑골공원 정자에 옹기종기 모여 신발을 벗고 부채를 펄럭였다. 공원 내에 햇빛이 드는 곳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윤수(66) 씨는 “평소에는 여름이라고 하더라도 어림잡아 150명은 나오는데 오늘은 더워서 50명 정도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식수대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던 이성호(72) 씨는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며 “더위를 피하기 위해 어디 들어갈 곳이라고는 전철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여름철마다 더위 피해가 심각한 주거 취약 지역인 돈의동 쪽방촌 골목은 열기가 갇혀서 불가마에 들어온듯했다. 열기를 빼기 위해 방마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밖에 의자를 펴고 앉아 부채질하는 주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열대야를 피해 멀쩡한 방을 두고 사우나에 가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던 정모(63) 씨는 “최근에 너무 덥다. 밤에는 너무 더워서 사우나에 가서 잤다”며 “낮에는 복지관에서 얼음을 받아서 옆구리에 끼고 있다. 이마저도 녹으면 낙원상가에 가서 더위를 피하다가 밤 9시가 넘어서야 방으로 되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골목에서 부채질은 하던 이모(65) 씨는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데다 방에선 통풍이 안 된다. 불가마에 있는 것 같다”‘며 “햇빛이 세지기 시작하는 10시부터는 방 안에 있기 어렵다. 참는 게 일상인데 올해는 일찍 더워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며 사망 사고까지 발생했다. 경북 구미의 아파트 공사장에서 베트남 국적 20대 일용직 노동자 A씨가가 출근 첫날 앉은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는데, 이미 사망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의 체온은 40.2도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5월 중순부터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후로 이달 7일까지 온열질환자는 모두 977명이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의 2배 수준이다. 6월부터 때이른 불볕더위가 시작되면서 고령층과 실외 근무자 등을 중심으로 더위에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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