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서 배우로 10년…“연기는 힐링이자 전환점”

김지은 기자 2025. 7. 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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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작은 틀 안에서 바둥거리며 살던 저를 조금씩 확장시켜 주었어요."

"'기억의 숲'의 엄마도, '갈매기'의 뽈리나도 저랑 정말 다른 인물이에요. 특히 뽈리나는 사랑을 갈구하며 남자에게 매달리고 애교도 부리는 역할이지요. 부끄러움이 많아 실제로는 절대 그렇게 못하는데 연기하면서 엄청난 쾌감을 느꼈어요.(웃음)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서는 초로기 치매 증상을 겪는 엄마 역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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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기억의 숲’ 김경란
아나운서 입사뒤 방송 활약
최불암 도움으로 첫 무대에
지난달엔 단편영화 출연도
“작은 틀에서 바둥거리던 삶
연기 하면서 조금씩 확장돼”
김경란 배우가 연극 ‘기억의 숲’ 커튼콜에서 밝게 웃고 있다. 그는 사이코패스 엄마 역을 맡아 죄수복을 입고 열연했다. 지즐소극장 제공

“연기는 작은 틀 안에서 바둥거리며 살던 저를 조금씩 확장시켜 주었어요.”

연극배우로 활약하는 김경란(47) 아나운서는 9일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대면으로 만났을 때도 그는 같은 말을 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서울 대학로 지즐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기억의 숲’에서 사이코패스 엄마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요즘 연습과 공연을 반복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올해 2월 무대에 오른 연극 ‘갈매기’가 호평을 받아 5월 앙코르 공연까지 했고, 곧바로 ‘기억의 숲’을 오픈런(무기한 공연)으로 이어가고 있다. 오는 22일부터는 연극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도 주역으로 출연한다.

연극 ‘세상 참 예쁜 오드리’ 포스터. 스튜디오 블루 제공

뉴스 앵커 출신으로 차분한 이미지의 그가 연기를 한다는 것이 의외로 느껴지지만, 사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연극을 즐겨 보며 무대에 서는 것을 버킷리스트로 간직해왔다. 방송 프로그램 공동 진행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를 하며 인연을 맺은 최불암 배우 덕분에 연극배우 꿈에 다가섰다. 지난 2015년 최 배우가 예술감독을 맡은 연극 ‘시유어겐’에 출연하며 처음 무대에 섰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맨몸으로 부딪혔죠. 10년 동안 간헐적으로 작품을 하다 보니 뭔가 헤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년 한 해는 연기를 삶의 1번으로 놓고 수업을 찾아 듣고 레슨도 받으며 완전히 몰입해 살았어요.”

그렇게 워밍업의 시간을 지나 올해 연극 세 편을 내리 하게 되면서 연기 활동을 본격화했다. “‘기억의 숲’의 엄마도, ‘갈매기’의 뽈리나도 저랑 정말 다른 인물이에요. 특히 뽈리나는 사랑을 갈구하며 남자에게 매달리고 애교도 부리는 역할이지요. 부끄러움이 많아 실제로는 절대 그렇게 못하는데 연기하면서 엄청난 쾌감을 느꼈어요.(웃음)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서는 초로기 치매 증상을 겪는 엄마 역할이에요.”

연극 ‘갈매기’에서 뽈리나 역을 연기한 김경란(오른쪽) 배우. 제이원 씨어터 제공

2001년 KBS 27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그는 ‘뉴스9’의 앵커를 맡고 ‘사랑의 리퀘스트’ ‘열린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크게 활약하다 2012년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순탄할 것만 같았던 그의 인생은 가정사의 굴곡을 겪으며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그때 만난 연기는 힐링이자 전환점이 됐다.

“저는 원래 진지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었어요. ‘좀 가볍게 살자’고 말만 했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연기를 통해 다양한 인물로 살아보면서 삶을 대하는 방식이 유연해졌어요.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편하게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배우로서는 다소 늦은 나이에 도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에게서 기쁨이 묻어났다. “지난달에는 단편영화 ‘평행선’에 조연으로 참여했어요. 직접 지원서를 내고 뽑혀서 해본 첫 영화 작업이었죠. 늦었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고 지금 당장 무엇인가를 시작한다면 내일의 내가 설렐 수 있지 않을까요?”

연기에 대한 진심과 열정이 물씬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이제는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콜라보도 하고, ‘부캐’도 존재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아나운서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건, 그만큼 제가 큰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그것 또한 잘 지니면서 앞으로는 작품 속에 더 온전히 녹아들어 최선을 다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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