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도준웅의 디지털 경제 인사이트…AI와 콘텐츠 산업-②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도준웅 키토크AI 대표 [본인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9/yonhap/20250709113504779ntrd.jpg)
생성형 AI의 등장은 기술의 진보만이 아니다. 이제 인공지능(AI)은 창작 보조 도구를 넘어, 인간과 협업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산업에서는 이 변화가 가장 먼저, 가장 급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루이스(Lewis)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루이스는 텍스트 생성기가 아니라, 시나리오, 캐릭터, 세계관, 사운드트랙, 심지어 수익 분배 구조와 IP 등록까지 지원하는 end-to-end 창작 에이전트다.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밸류체인을 AI가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하고, 창작자는 전체를 설계하고 통제한다.
이처럼 루이스는 창작 전반을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주는 창작 파트너다. 예를 들어 '로맨틱 판타지 세계관에서 복수를 꿈꾸는 여성 주인공의 서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 있어도, 루이스는 캐릭터 설정, 대사 생성, 테마 음악, 장면 구성, NFT 기반 수익 구조까지 자동으로 제안하고 구성해준다. 생성된 캐릭터와 그룹 채팅을 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직접 디렉팅할 수도 있고, 생성된 콘텐츠를 곧바로 NFT로 등록해 IP화를 진행할 수도 있다.
![루이스 플랫폼 스토리 IP 생성화면 [홈페이지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9/yonhap/20250709113504957gzyr.jpg)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툴 사용 능력이 아니라, 어떤 모델을 택할 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프롬프트를 설계할 것인가, 기존 창작 프로세스를 어떻게 재정의(reengineering)할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 기획 능력이다.
이제 중요한 건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AI라는 도구의 특성과 각 대형언어모델(LLM)의 훈련 방식, 강점과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창작 목적에 맞는 모델을 선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이를 전체 제작 과정에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재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는다.
기존 작업 흐름에 AI를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창작 전반의 흐름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프롬프트를 설계하며, 무엇을 AI에게 맡기고 인간이 집중할 부분은 무엇인지 명확히 재배치해야 한다.
이러한 전환기를 누구나 쉽게 넘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바로 'AI 에이전트'다.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루이스는 콘텐츠/IP 분야에서 이 복잡한 과정을 가장 직관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돕는 대표적인 사례다. 개인이 생성형 AI를 디테일하게 학습하지 않아도, 루이스는 생성형 AI와 웹 3.0(Web3.0) 인프라를 통합해 '완결성 있는 창작 여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AI를 통해 개인이 산업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에는 기존 산업의 역할도 재정의돼야 한다. 기존에는 제작사, 유통사, 레이블, 출판사 등이 전체 수익의 많게는 70~90%를 가져가며 산업 기능을 독점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기능의 상당 부분을 AI와 개인 창작자가 직접 수행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창작자가 산업의 여러 기능을 AI로 대체하며, 독립적으로 콘텐츠를 완성해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산업의 해체가 아니라 새로운 연결 방식의 정립이다. 개인이 만든 초기 콘텐츠를 어떻게 프리미엄화하고, 산업적 퀄리티로 고도화시켜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콘텐츠 산업은 이제 두 가지 미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첫째,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AI를 전면 도입해, 기획-제작-유통의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AI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둘째, AI 기반 슈퍼개인 창작자에게 산업 진입의 무대와 여정을 설계해야 한다. 인큐베이팅만이 아니라, 아이디어 소싱부터 프리미엄 콘텐츠로의 고도화, 그리고 산업과의 공동 제작 및 유통까지 연결되는 '프리미엄 저니'(Premium Journey)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산업은 AI로는 대체되기 어려운 노하우, 품질 관리, 글로벌 유통망, 시리즈화 전략 등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슈퍼개인과 협업하며, 그들을 사용자로 두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한다. 즉, 개인이 생성한 콘텐츠의 원석을 발견하고, 이를 정제해 산업 수준의 IP로 성장시켜주는 새로운 협업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코인 뛰어넘는 웹3.0(Web3.0)…콘텐츠 산업 구조 재편
지난 몇 년간 웹 3.0은 '코인 투자'나 'NFT 투기'와 동의어처럼 오해받았다. 그러나 진정한 웹 3.0의 본질은 소유 구조의 재편, 참여 방식의 전환, 그리고 'IP 경제'라는 새로운 시장 질서를 만드는 데 있다.
기존 콘텐츠 산업은 유통과 수익 분배의 대부분을 소수 플레이어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하지만 웹 3.0은 창작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탈중앙 구조를 통해, IP의 권리를 보다 정교하게 쪼개고, 이익을 참여자 전체가 나누는 구조로 전환한다.
예를 들어 창작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NFT 형태로 소유화하고, 이를 통해 자산화하거나, 팬과 함께 공동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루이스는 이 웹 3.0 인프라를 자연스럽게 통합한 창작 툴로 생성된 콘텐츠를 미국의 '스토리 프로토콜'(Story Protocol)과 연계해 IP의 등록, 추적,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토리 프로토콜은 우리나라의 이승윤 대표와 미국의 구글 딥마인드 출신 제이슨 자오가 지난 해 창업했다. 스토리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IP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래머블 IP(Programmable IP) 플랫폼이다. 창업 당시 22억5천만달러(약 3조원) 기업가치로 8천만 달러(약 1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간단히 스토리 프로토콜의 원리를 설명하면 창작자가 스토리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IP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업로드하고 이를 토큰화한다. 토큰화된 IP는 블록체인상에서 위변조가 불가능한 형태로 저장돼 IP에 대한 소유권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이후 이를 재창작, 판매, 배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권리와 수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스토리 플랫폼에는 수천만개의 IP가 등록돼 있다고 한다.
![스토리 프로토콜 [홈페이지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9/yonhap/20250709113505146vetc.jpg)
창작 사이클의 완전한 변화
기존의 창작 사이클은 '창작 → 제작사 계약 → 플랫폼 유통 → 수익'이라는 일방향 구조였다. 하지만 AI와 웹3 기반 환경에선 전혀 다른 사이클이 작동한다. 이제는 'AI 생성 → 블록체인 등록 → 팬덤과의 상호작용 → 2차 창작 확장'이라는 순환적 구조다.
창작자는 콘텐츠를 만들고 곧바로 IP로 등록한다. 팬은 그 IP를 활용해 밈, 리믹스, 굿즈, 2차 창작 등을 만들 수 있고, 그 모든 활동은 정산 구조 안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창작과 소비의 경계가 흐려지는 이 생태계는 팬이 유통자가 되고, 소비자가 창작자가 되는 '순환형 산업 모델'을 만들어낸다.
이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창작물' 자체가 아니라, 창작 이후 어떤 경로로 관계를 맺고 확장되는가다.
AI와 웹3 시대에 가장 오래된 오해 중 하나는 '기존 산업과 개인 창작자가 대립한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 반대다. 새로운 창작 질서를 어떻게 '함께 설계할 것인가'가 본질적인 질문이다.
AI는 개인을 강화하고, 웹3는 기존 권력 구조를 재구성한다. 산업은 이들을 통제하는 대신, 창작자와 함께 질서를 만드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 제작사나 플랫폼은 IP의 허브가 아니라, 창작자의 여정에 가치를 부여하는 '디자인 파트너'가 돼야 한다.
이제는 작품 하나의 성공보다, 그 창작자가 어떤 구조 안에서 자산을 만들고 확장해 나가는지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콘텐츠 산업은 기술 산업이 아니라 '관계 설계 산업'이다.
'AI와 콘텐츠 산업'이라는 키워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구조와 관계'를 재설계하는 이야기다. 창작의 주체는 개인이 됐고, 기술은 그 곁에 파트너로 서 있다. 그리고 산업은 그 둘 사이를 잇는 설계자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창작의 질서를 넘어 설계의 질서로 이동하고 있다. 그 새로운 질서 안에서 'AI와 함께 창작하는 개인'과 '함께 질서를 짜는 산업'이 어떤 형태로 협력할 것인지가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도준웅 경영전략 전문가
▲ 키토크AI 대표. ▲ 맥킨지·CJ그룹 부사장 등 역임. ▲ 저서 'AI 시대 마케팅의 재구성', 'DT시대 마케팅 뉴노멀10' 등 다수.
<정리 :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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