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막아도 구글이 산다…TSMC 위해 해상풍력 늘리는 대만

타이베이, 부산=권다희 기자 2025. 7. 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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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시프트-풍력] ①'제로'서 8년만 세계 5위…기업 위해 풍력 늘리는 대만
[편집자주] 그린 산업은 '나아가야 할 길'이다. 화석연료 친화적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글로벌 불황 지속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축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그린 시프트'를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글로벌 그린 산업 현장들을 직접 방문하고, 이 '필연적 미래'를 확인하고자 한다.

대만 해상풍력 설치용량 추이/그래픽=김현정
"TSMC와 같은 반도체 기업에게 녹색 에너지 확보는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성공의 관건입니다. 대만 정부 역시 이들 기업에 충분한 녹색 전기를 공급해야 합니다."

대만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 에너지국의 천중현 국장은 지난 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대기업들은 다른 재생에너지 보다 안정적 전력을 제공하는 해상풍력 확대를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만은 이미 총 3.5기가와트(GW)의 전력을 만들 수 있는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가동 중이다. 2016년까지 '제로'던 자국 해상풍력을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키웠다. 현재 설치용량 기준 전세계 5위다.

정책 초창기 해상풍력 발전단가를 낮추는 데 방점을 뒀다면 3단계(2026~2035년)는 시장 조성에 초점을 둔다. 민간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해상풍력 전력을 사고 파는 거래가 일어나도록 제도를 뒷받침 한다는 의미다. 국책금융사를 통한 프로젝트 금융지원 등의 방식으로다. 최근 2년간 전세계 풍력업계를 덮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은 대만에도 감속을 초래했으나, 정책 지원과 수요는 지난해 대만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해상풍력 설치(1.8GW)를 달성하게 했다.

구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 체결한 해상풍력 CPPA(기업전력구매계약)가 대만에서 이뤄졌다는 점 역시 대만이 아태지역에서 해상풍력으로 다진 입지를 보여준다. 구글은 덴마크 투자운용사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가 대만에서 개발해 2027년 준공 예정인 495MW 규모 펭미아오 단지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올해 맺었다. 구글 외에 미디어텍, UMC, 원동통신, 타이완모바일 등 대만 반도체, 통신사들도 같은 발전단지의 전력을 사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리나 슈 CIP 대만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에서 강력한 반도체 산업은 물론 통신산업, 심지어 석유화학, 시멘트, 철강 등 전통산업들도 탄소 배출 감축 필요를 강력하게 느끼기 때문에 이로 인한 재생에너지 수요가 확고하다"며 "유럽과 대만에서 부과될 탄소비용을 감안하면 전력을 매우 많이 쓰는 반도체, 통신사에게 재생에너지 확보가 필수적"이라 했다.

2024년 국가별 해상풍력 신규 설치량/그래픽=윤선정


특히 제조업 기반 수출 중심 경제를 보유한 대만에서 재생에너지의 수요가 뚜렷한 배경은 최근 기업들에게 재생에너지를 쓰도록 하는 가장 큰 압력이 고객사 요구여서서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규제는 특정 업종에 적용되지만 애플, 구글 등 미국 테크기업들과 유럽 완성차 기업 등이 협력사들에게 가하는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는 전방위적이다.

애플을 주고객으로 둔 대만 TSMC가 2040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달성하겠다고 공표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TSMC는 대만에서 920MW 규모의 해상풍력 전력을 20년간 공급받는 PPA를 이미 2020년 체결했고, 이후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대만 안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계획이다. 천 국장은 "우리는 2025년, 2030년 등 연도별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설정해 뒀고 이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 덧붙였다.

대만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보가 투자를 불러오는 선순환도 만들어 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이 대만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발표를 연달아 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인 안정적인 청정에너지원 확보가 대만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예측 가능해서다. 천 국장은 "데이터센터들이 대만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만이 강력한 녹색 에너지, 특히 해상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풍부한 청정전력 제공과 동시에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등을 활용한 다양한 해법을 추진할 것"이라 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타이베이, 부산=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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