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티 안 낼뿐 고문 후유증 극심"
후유증에 매일 약 달고 살아

기동타격대 5조를 이끌었던 도준식(68)씨는 45년이 지난 지금도 고문 후유증으로 날씨가 궂으면 온몸에 통증을 느낀다. 1980년 당시 23세였던 도씨는 군인들이 자신을 포함해 체포한 기동타격대를 상대로 마치 분풀이라도 하듯 주먹과 발, 곤봉을 휘둘렀다고 떠올렸다.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군홧발로 가슴을 걷어차여 순간 숨이 끊어졌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상무대 영창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고문은 이어졌다. 조금만 곁눈질하는 모습을 보이면 구타가 시작됐다. 수사관들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아도 구타를 당했다. 아침에 멀쩡하게 걸어서 나가도 저녁에는 기어서 들어오곤 했다. 하도 많이 맞아서 감각도 없었다. 도씨는 가해진 다양한 고문 중에서도 양손을 뒤로 묶은 채 얼굴에 수건을 깔고 주전자로 물을 붓는 방식의 물고문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도씨는 계속된 물고문으로 기절을 반복했다. 결국 쓰러져 한 달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원래 도씨는 서울 남산의 중식당에서 일하는 요리사였다. 매년 '초파일(부처님오신날)'마다 가지는 친구들과의 모임 때문에 광주를 내려왔다가 계엄군이 아무 죄 없는 나이가 어린 동생 같은 사람을 구타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총을 들었지만 당장 돌아갈 수 없었다. 고문으로 인해 몸이 성치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의 감시도 받았다. 이후 도씨는 광주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의 한 이삿짐센터에서 일하게 됐다. 도씨는 이 경험을 계기로 현재까지 1t 화물차로 1주일에 1~2번 개인용달을 하고 있다.
도씨는 겉으로 티를 안 낼 뿐이지 지금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혈압약과 통풍약 포함 대여섯 가지 진통제 계열 약을 매일 달고 산다. 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에 들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헛소리를 많이 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릴 때 힘들어하기도 했다. 지금은 술을 조금 마시는 등 스스로 멀리하는 중이다. 도씨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그러나 도씨는 총을 든 것이 후회되지 않는다고 했다. 도씨는 "잘못은 군인들이 했다. 당시 광주시민들은 아무 잘못이 없었다"며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계엄군과 맞서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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