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여론 모두 고려”…李가 선택한 ‘위성락표 대미 협상’ 전략 대원칙은

변문우 기자 2025. 7. 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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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선 정국부터 책사들과 통상·외교 전략 논의…‘위성락 전략안’ 최종 선택
‘상품별 정밀한’ 관세 조정이 핵심…‘국내 여론’도 면밀히 고려해 신중히 협상
5년 전 ‘저서’에도 강조…“대외정책에 영향 미치는 국내적 동력, 韓서 곧잘 간과”
“국내 정치적 동력, 국제현실에 적용가능하게 ‘여과와 조정’해야 포퓰리즘 피해”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7월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후 한 달 간 안정적 '내치(內治)'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이재명 정부에게 '외치(外治)'에서 첫 고비가 찾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에게까지 '25% 상호 관세'를 8월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직접 통보하면서다. 만약 이재명 정부가 '관세 협상' 파고를 넘는다 해도 향후 '방위비 분담' 문제 등 대미 통상·외교 숙제는 산적하다. 일단 이재명 대통령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이번 난제 해결의 방향타를 일임했다. 그렇다면 위 실장은 지금 어떤 전략으로 '대미 협상' 고차방정식을 풀어나가고 있을까.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정국부터 외교·안보 대응 전략을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고심해왔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정부가 곧바로 출범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을 비롯해 각종 시급한 외교 현안 관련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책사들의 외교 전략 보고서를 여러 건 보고 받았는데, 그 중 위 실장의 보고서가 이 대통령의 이목을 가장 집중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위 실장 조언의 핵심 내용 중 한 축은 "미국 내 정책 동향을 주시하면서 국내 여론(협상 결과에 따른 국민 수용성)을 함께 고려해 '세밀하게' 협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구체적 방법론으로 관세를 쟁점 상품별로 세밀하게 조정해 국가 전체의 손익 수지를 맞춰야 한다는 안도 보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혹여 협상 결과에 따라 일부 국민적 반감 여론이 커질 경우 내치에 부정적 리스크가 될 수 있고, 이 변수가 다시 대외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과거 정부에서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이라크 파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의 결정이 국내 반대 여론에 부딪혀 상당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외교 따로' '통상 따로' 안 돼…통상·외교 통합해 다룰 체제 갖춰야"

이처럼 '국내외 여론'을 모두 고려한 외교 대응 기조는 위 실장이 5년 전인 문재인 정부 때 발간한 저서 《한국 외교 업그레이드 제언》에도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위 실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외교 리스크 상황을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동북아 지역에서 역할과 개입을 줄이면 그 공백을 중국이 메꿀 것이므로 역내 균형을 잡는 일이 우리의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하라고 압박을 가할 소지가 있다. 주한미군이나 사드에 대한 추가 논의도 배제할 수 없고, 한미 FTA는 재론될 것"이라고 봤다.

관련해 위 실장이 주문했던 대미 외교 전략은 크게 4가지였다. 일단 국내적으로는 ①통상·외교를 통합해 다룰 새로운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정책을 보호주의 방향으로 몰고 가면 미·중 무역 마찰이 격화돼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당시 위 실장은 "외교 따로, 통상 (전략을) 따로 갖고는 어렵다. 트럼프가 등장한 현시점에서 새로운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②미국 내 정책 동향은 물론, 관련 중국·러시아·북한 반응까지 파악해 현실적이고 유연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전례 없는 변화의 시기에는 면밀한 상황 인식과 냉철한 분석이 필수"라며 "경계할 것은 아전인수식 보고와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③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자국 내 장애 요소를 고려해 미국 공화당·민주당·재계 등 다양한 세력을 대상으로 전방위 대미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이 같은 접근은 "FTA나 무역 안보 현안을 다룰 때 유용한 카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美공화당·민주당·재계 등 대상으로 전방위 대미외교 펼쳐야"

특히 위 실장은 협상 과정에서 ④한국의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여론'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외교·안보의 다양한 이슈에) 대처를 성안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있다. 그것은 한국의 대외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적 동력이다. 한국 외교에 있어 결정적 요인인데도 곧잘 간과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2019년 진행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상황을 거론하며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탄핵 정국이라는 비상한 민의를 바탕으로 탄생했기 때문에 정부 내에 대내외 정책을 새롭게 추진하려는 강한 소명의식이 있다. 그래서 진보적인 대미·대북 정책을 하자는 주문이 나오는 것"이라며 "한·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나타난 사드 배치 재검토와 같은 진보적 주문이 대표적 사례"라고 짚었다.

이어 "(당시) 한미정상회담에 암운을 드리울 우려가 생기자 정부는 이런 주장과 거리를 두면서 급히 논란 소지를 줄이려는 노력을 한 바 있다"며 "지금도 그런 국내적 동력은 상존한다. 더욱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됐으니 더욱 독자적 행보를 하자는 주장이 이어질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제적 환경 변화를 정교하게 모니터하면서 국내 정치적 동력을 국제적 현실에 적용 가능하도록 '여과'하고 '조정'하는 것이 최적의 대응책이다. 여과와 조정이 없으면 국내 포퓰리즘에 휘말려 불필요한 대외적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위 실장의 외교 대응 기조와 철학은 여전히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데 이어, 미국에서는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금 한국을 압박하는 상황이 재현되면서다.

위 실장은 이재명 정부가 천명한 '실용 외교'를 기치로 최근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한미정상회담을 주문하는 등 전방위 외교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언주·김영우 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대미 특사 파견을 계획하며 미국과의 채널 구축과 여론전을 함께 노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정 소통을 통해 국내 여론 동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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