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 ‘두부 만들기’ 색다른 연수… ‘지역사랑’도 몽글몽글[농촌愛올래]

조해동 기자 2025. 7. 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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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愛올래 - 2025 농촌관광 사업 (4) 음성 ‘니나농’
유명 관광지 많지 않은 동네지만
크고 작은 기업 공장이 3000개
농촌관광 특징도 ‘산업’에 초점
대금고 교사들 풀무원공장 방문
ESG 융합교육 학교특성과 맞아
지역 이해로 학생지도에도 도움
지난 6월 27일 충북 음성군 대소면 풀무원음성두부공장에서 대금고 교사들이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음성=조해동 기자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두부를 만들어본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 6월 27일 충북 음성군 대소면 풀무원음성두부공장에서 만난 대금고 김민종(31) 선생님은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두부 만들기 체험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풀무원음성두부공장 근처에 있는 대금고에서 기술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김 선생님은 이날 동료 교사 32명과 함께 교직원 연수를 왔다.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는 김 선생님은 “두부를 만드는 과정이 옛날보다는 훨씬 쉽게 구성돼 어린이들도 만들기 쉬울 것 같다”며 웃었다.

대금고는 해마다 한 번 교사 등이 참가하는 교직원 연수를 실시하는데, 올해 대금고 교사들은 지역사회 기업 탐방의 일환으로 풀무원음성두부공장을 방문했다.

풀무원음성두부공장이 대금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기는 하지만, 대금고 교사 중에는 청주나 경기도 등 인근 지역에서 전근 오거나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아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교사 대부분이 풀무원음성두부공장 방문이 처음이라고 했다.

음성은 농촌관광이라는 측면에서는 흥미로운 지역이다. 다른 지역처럼 전국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관광지나 빼어난 자연환경, 지역 특산물이나 유명한 먹거리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음성군에 크고 작은 기업의 공장이 약 3000개나 있다고 한다. 음성군 인구가 10만 명 정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약 3000개의 공장이 있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물류 이송 시간이 크게 줄어들자 경기도에 있던 많은 공장이 음성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음성군 지역 농촌 관광의 특징도 자연스럽게 ‘산업 관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두부 만들기 행사는 대피로 안내 등을 포함한 ‘안전 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최근에는 국민의 안전 의식이 크게 높아져 어느 곳을 방문하든 안전과 관련된 안내가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관례가 됐다. 안전 영상 상영 뒤에는 풀무원 두부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실제로 살펴본 두부 공장 내부는 거의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어 반도체 공장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군데군데 직원이 자동생산시스템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람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견학 코스는 유리창을 통해 공장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짜여 있었는데, 유리창에 각 단계의 작업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어서 견학자들이 두부 만드는 공정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공장에서 나온 뒤에는 체험장으로 자리를 옮겨 두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두부 만들기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우선, 콩을 불려서 미리 만들어둔 두유에 응고제(간수)를 넣어 골고루 섞는다. 그 뒤 2~3분 지나면 몽글몽글하게 순두부가 만들어지는데, 순두부를 면포로 2~3번 짠 뒤 면포를 두부 틀 안에 넣고 흔들면서 수분을 빼주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 뒤 두부 틀에 딱 맞게 만들어진 얇은 판을 이용해 두 손으로 순두부를 꾹 눌러주면, 소비자가 마트에서 사는 것 같은 두부가 만들어진다.

김규봉(50) 대금고 교감 선생님은 “대금고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융합교육과정 특화학교’로 선정돼 있는데, 이번에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ESG 융합 교육과도 관련이 있는 장소를 찾아 풀무원음성두부공장에서 교직원 연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감 선생님은 “어린 시절 동네에서 금방 만들어 김이 펄펄 나는 두부를 사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 풀무원 공장 연수를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앞으로 선생님들이 학생을 지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두부 만들기 체험 행사에 강사로 나선 풀무원의 이옥규(여·31) 씨는 “어린이나 장애가 있는 분 등이 요청하면 사전에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준비물(키트)을 보내, 비대면으로 두부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음성까지 직접 오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두부 만들기 체험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는 뜻이다.

두부 만들기 체험 행사를 마친 대금고 교사 일행은 인근에 있는 선돌메주농원으로 자리를 옮겨 전통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했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을 고려해 체험 과정은 최대한 압축돼 있었다. 큰 그릇에 고춧가루, 메줏가루, 소금, 쌀 누룩, 평화미(찹쌀) 등을 골고루 섞고 생수를 부어 잘 반죽하기만 하면 전통 고추장이 만들어진다.

전통 고추장 만들기 행사를 진행한 김영란(여·70) 씨는 “재료에 물엿이나 품질보존제(방부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아 부풀어 오를 수도 있으니 서늘한 곳에서 두 달 동안 숙성한 뒤 드시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추장 만들기 행사에서 만든 고추장은 오래 묵을수록 맛있어진다”며 “일단 충분히 숙성된 뒤에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변질을 막으면서 오랫동안 맛있는 고추장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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