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도 못 피한 가짜뉴스… 그는 인간다움을 지켜낼까
CEO된 제임스 건 감독 첫 작품
신예 코런스웻이 새 슈퍼맨 맡아
귀여운 반려동물 크립토도 감초
전매특허 ‘롱테이크 액션신’에
가오갤 연상케하는 전투신까지
DC표 슈퍼 히어로물 특색 살려

‘메타-휴먼’(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지닌 존재)인 슈퍼맨도 피하지 못하는 것이 가짜뉴스다. 2025년을 사는 슈퍼맨은 자신을 향한 마타도어와 부침개 뒤집듯 변하는 민심에 상처받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제임스 건 감독이 DC스튜디오의 공동회장 겸 공동CEO로 부임하고 첫 번째로 내놓은 작품인 ‘슈퍼맨’이 9일 베일을 벗었다. 슈퍼맨 시리즈의 정체성과도 같은 배우 헨리 캐빌이 하차하고 신예 데이비드 코런스웻이 새로운 슈퍼맨으로 등장했다. 제작 단계에서 말이 많았지만 결과물은 흡족한 편이다. 키 194㎝의 코런스웻은 혹독한 체형관리를 통해 슈퍼맨으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 시리즈에서 그루트(나무 외계생명체), 로켓(라쿤 외계생명체) 등 귀여운 동식물 캐릭터를 내세워 ‘반칙’을 일삼은 건 감독은 이번에도 슈퍼맨의 반려동물로 흰색 강아지 크립토를 출연시켰다. 크립토는 DC코믹스 슈퍼맨 시리즈에 나온 크립톤(외계행성이자 그곳에 사는 종족)의 개인데, 건 감독은 자신이 키우는 개 오즈에게서 영감을 받아 영화화했다. 물건을 망가뜨리는 장난꾸러기 오즈의 모습에 착안해 영화 속에서의 크립토도 무지막지한 힘으로 슈퍼맨에게 몸통 박치기를 날리는 사고뭉치로 그려진다.
제임스 건의 시그니처이자 주특기인 경쾌한 음악 배경의 롱테이크 액션신도 빠지지 않았다. DC유니버스의 또 다른 슈퍼히어로인 미스터 테리픽(에디 가세기)이 슈퍼맨을 도와 렉스 루터(니컬러스 홀트)의 하수인들을 쥐어패는 장면에서는 ‘가오갤’의 스타로드(크리스 프랫)가 등장하는 오프닝이 연상된다.
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 전체에 녹아들었다. 슈퍼맨은 분쟁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개입한 독재국가를 막아내는데, 오히려 이를 두고 슈퍼맨이 비난받는 상황이 펼쳐진다. 설상가상 SNS를 타고 무분별하게 퍼지는 가짜뉴스는 그를 더 궁지로 몰아넣는다. 건 감독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슈퍼맨과 인간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 탐구하는 과정을 유연하게 전달한다.

슈퍼맨은 세상을 떠난 크립톤 부모가 남긴 오래된 음성파일을 소중히 여기며 에너지의 원천으로 삼는다. 슈퍼맨을 무너뜨리는 것이 일생의 목표인 악당 루터는 이 파일을 탈취해 ‘크립톤인 아들아, 지구로 가서 지구인들을 네 발밑에 두어라’라고 조작해 유포한다. 그러자 시민들은 “지구를 정복하러 온 외계인을 감옥에 가두라”며 차갑게 외면한다. 물론 루터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슈퍼맨을 향한 여론을 부정적으로 돌리는 데 밑 작업을 해둔 상태였다. 루터가 만들어 놓은 ‘중간 우주’에서는 화가 잔뜩 난 ‘악플러’ 원숭이들이 다 같이 앉아 ‘#슈퍼쓰레기’(#Supershit) 해시태그와 함께 슈퍼맨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열심히 생산 중이다.
백번 잘해줘 놓고 조작된 말 한마디로 철저히 외면당하는 슈퍼맨의 모습. 그리고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레이더에 걸리기만을 기다리는 악플러 원숭이에게서 관객들 역시 그동안 삶 속에서 수없이 경험하고, 목도해온 광경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다.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슈퍼맨은 고뇌하고 좌절한다. 외롭게 자신의 진의를 증명해 나가며 싸우는 슈퍼맨은 끝내 “나도 당신들만큼이나 인간이다”(I am as human as anyone)라고 외치며 슈퍼히어로가 아닌, 한 명의 평범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의 이해를 갈구한다.
건 감독은 슈퍼맨이 진정한 자아상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레거시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슈퍼맨으로 변신하기 전 캐릭터인 클라크 켄트의 연인이자 신문사 ‘데일리 플래닛’의 동료 기자인 로이스 레인(레이철 브로즈너핸)은 가짜뉴스에 호도되지 않고 루터가 꾸미는 음모를 끈질기게 파헤친다. 그리고 마침내 루터를 대중 앞에 끌어내 심판을 받게 한다. 물론, 원작처럼 레인과 켄트의 로맨스도 흐른다. 이제 막 알아가는 단계에서 연인으로 발전해가는 분위기가 제법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아울러 건 감독은 엔딩 부분에 히든카드도 준비했다. 속편을 기대하게 하는 장치다. 슈퍼히어로물의 기본 재료를 충실히 배합한 ‘슈퍼맨’은 새롭게 단장한 DC스튜디오의 첫 주자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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