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뚜레쥬르, '건강빵' 콕 찍은 이유
뚜레쥬르도 'SLOW TLJ' 내놔
건강한 빵 강조하며 헬시족 겨냥

국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양대 산맥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나란히 '건강빵' 전문 브랜드를 내놨다. 런던베이글뮤지엄·노티드 등 디저트 빵을 앞세운 중소·개인 베이커리가 시장을 선도하자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프리미엄 건강빵으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건강빵=맛없다
SPC 파리바게뜨는 저속노화 트렌드에 맞춰 지난 2월 말 프리미엄 건강빵 브랜드 '파란 라벨'을 론칭했다. 건강빵은 식감이 거칠고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맛있는 건강빵 개발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파란 라벨 빵은 통밀과 보리, 호밀 등 건강에 좋은 통곡물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빵이 건강하지 않은 음식으로 여겨지는 이유가 정제 탄수화물(밀가루) 때문인 만큼 통곡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건강한 빵'을 구현했다. 여기에 해바라기씨, 검정깨, 참깨 등의 통곡물을 더하고 고단백, 저당, 고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에도 신경을 썼다.
건강빵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식감 개선이다. 건강빵은 통곡물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식감이 거칠다. 이 때문에 부드러운 빵을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이 크지 않다. 반대로 말하자면, 식감을 개선한 건강빵을 만들 수 있다면 잠재력 높은 식사빵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SPC는 건강빵의 식감 해결을 위해 2020년부터 핀란드 헬싱키 대학과 손잡고 '한국형 북유럽 건강빵'을 4년간의 연구를 거쳐 통곡물 발효종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의 자연에서 발굴한 제빵용 효모 '토종효모', 토종효모와 토종유산균의 혼합 발효종인 '상미종'에 이어 3번째로 개발된 SPC만의 차세대 발효종이다. 통곡물 빵의 거친 식감을 개선하고 장시간 부드러움과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베이커리 라이벌' CJ푸드빌도 맛있는 건강빵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뚜레쥬르를 통해 신규 건강빵 엠블럼 'SLOW TLJ'를 공개하고 신제품을 내놨다. 뚜레쥬르가 들고 나온 이유 역시 저속노화 트렌드다. 이름에서부터 '저속'을 붙였다.
뚜레쥬르가 SLOW TLJ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은 '고단백 저당 씨앗 깜파뉴'다. SLOW TLJ의 핵심 요소가 모두 들어 있다. 현미가루를 넣어 풍미를 더했고 위에는 아마씨와 해바라기씨를 토핑했다. 100g당 11g이 넘는 단백질이 들어 있는 고단백 빵이다. 퍽퍽하고 마른 느낌의 기존 건강빵들과 달리 촉촉한 식감을 강조했다.
대기업의 몫
한국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맛있는 건강빵'을 선보이는 데는 노티드와 런던베이글뮤지엄으로 대표되는 디저트 카페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지난해 8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들어 주춤한 노티드도 600억원대 매출을 기록 중이다.
도넛이 대표 메뉴인 노티드는 물론 런던베이글뮤지엄 역시 담백한 기본 베이글보다는 치즈나 다양한 토핑이 들어간 메뉴가 인기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K빵집의 대표 주자인 성심당이나 대구 대표 삼송빵집, 군산 이성당 등도 대부분 달콤한 디저트 빵이 중심이다.

디저트 빵인 만큼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섬세하게 장식한 외형으로 차별화한 제품이 많다. 본사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지를 받아 굽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다. 실제로 파리바게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일평균 4만개 이상 팔리는 우유식빵이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SNS를 중심으로 '빵 맛집'임을 알리는 디저트 베이커리식 마케팅과도 결이 맞지 않는다. 언제나, 어디서나 방문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디저트류에 공을 들일 수 있는 개인 베이커리나 디저트 전문 카페와 경쟁하기보다는 대기업의 노하우를 접목한 '맛있는 건강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건강빵들은 식감이 거칠고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그간 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다"며 "80년간 축적된 제빵기술과 R&D 투자를 통해 만든 '파란 라벨' 빵으로 건강빵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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