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뚫는 불볕 더위, 산도 '안전지대' 아냐… "한낮 등산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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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8시 경기 고양시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불볕더위 속에서도 등산객들의 발걸음은 끊일 줄 몰랐다.
땀으로 다 젖은 등산복을 입고 하산하던 김송애(68)씨도 "거의 맨날 산에 다니니 (더위가)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고 했다.
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경북 영덕군과 전북 진안군에선 등산객 2명이 같은 날 잇따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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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 33~35도 도심과 차이 없어
"열 발생 많은 등산, 혹서기 자제를"

8일 오전 8시 경기 고양시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아침인데도 체감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었다. 5~10분 남짓 가볍게 계단을 탔는데 기자의 이마와 인중엔 땀방울이 가득 맺혔다. 자원봉사자로 주 2회씩 산에 나와 탐방로를 관리하는 윤선자(65)씨는 "아침 산행은 시원한 맛에 하는 건데 요즘은 필리핀 날씨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불볕더위 속에서도 등산객들의 발걸음은 끊일 줄 몰랐다. '올라가다 힘들 때 내려오면 그만'이라며 무더위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 김포에서 새벽부터 왔다는 백모(69)씨의 목표는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836m). 왕복 4시간은 족히 걸리는 코스지만 백씨는 "여름에도 늘 산을 탔으니 괜찮다"며 "물만 잘 갖고 다니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땀으로 다 젖은 등산복을 입고 하산하던 김송애(68)씨도 "거의 맨날 산에 다니니 (더위가)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폭염특보가 한동안 이어지는 가운데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는 만큼 낮 시간대 산행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이날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7.8도까지 오르며 1907년 10월 기상관측 시작 이래 7월 서울 상순 기온으로는 최고치를 찍었다.
'산행 중 온열질환 구조' 꾸준히 발생

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경북 영덕군과 전북 진안군에선 등산객 2명이 같은 날 잇따라 숨졌다.
이틀 전인 6일 오후 3시 30분쯤 영덕 팔각산을 오르던 40대 남성 A씨가 하산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같은 날 진안에서도 등산객 50대 남성 B씨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B씨의 체온은 구조될 당시 40.5도에 달할 정도였다. 두 지역 모두 현재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실제 여름철 등산을 하다가 온열질환을 겪고 구조되는 일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집계 결과 지난 5년간 6~8월 산행 중 '온열질환 추정 증상'으로 구조된 건수는 2021년 36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2년 164건으로 줄어들었다가, 2023년 200건, 지난해 260건으로 다시 증가 추세다. 특히 2021년의 경우 올여름처럼 장마 기간이 유독 짧았던 탓(9.9일)에 긴 폭염이 이어졌다. 구조된 이들 가운데 사망까지 이른 경우는 2020~2022년엔 없었으나 2023년과 지난해 각각 2명, 1명이 나왔다. 그런데 올해는 7월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산행 중 사망' 사례가 두 건이나 발생한 것이다.
폭염 속 등산 시 주의사항 확인해야

폭염경보가 지난해보다 18일 빠르게 발효된 서울의 산악 기온도 심상치 않다. 폭염경보는 하루 중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긴 채로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산악기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북한산(33.7도) 개화산(34.8도) 수락산(35도) 등 서울 주요 산의 기온은 33~35도 수준으로 도심 지역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산이 평지보다 조금 시원하긴 하지만 요즘 같은 때엔 큰 차이가 없다"면서 "게다가 고강도 운동인 등산은 많은 열을 발생시키니 이런 '극한 혹서기'에는 등산은 웬만하면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굳이 등산을 해야겠다면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 마련한 주의사항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공단은 △낮 시간대인 오후 2~5시 등산을 피하고 △마실 물과 염분이 함유된 간식을 넉넉하게 준비해야 하며 △어둡고 꽉 끼는 옷보다는 밝은색 계통의 헐렁한 옷을 입고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되 너무 덥다면 즉시 하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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