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그럴 가치 있을까? [무기로 읽는 세상]

2025. 7. 9.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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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동맹국에 국방비 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동시에 전작권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런 기조를 볼 때, 이재명 정부의 국방비 인상은 전작권 전환 논리와 맞물려 추진될 것이다.

전작권 환수, 전 정부들이라고 왜 하고 싶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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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위성락 의원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동맹국에 국방비 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나토 회원국들은 동의했고 이제 이재명 정부 차례이다. 이재명 정부는 동시에 전작권 전환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는 전작권을 회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주한미군을 빼버린다고 하면 아노미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군은 그동안 독자적으로 작전을 계획하고 지휘할 능력을 키우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런 기조를 볼 때, 이재명 정부의 국방비 인상은 전작권 전환 논리와 맞물려 추진될 것이다.

그러나 전제가 잘못됐다. 미군이 빠지는 것 자체가 아노미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 위험천만한 주장처럼 전작권이 돌아오면 만사 해결일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전작권 전환은 곧 한미동맹 와해로 이어진다. 한미동맹은 미국이 필요해서 체결한 것이 아니며, 미군은 동일 계급의 타군 지휘를 받지 않는다. 분명 주한미군 사령관의 계급을 낮추려 할 것이고, 미일 합동작전사령부는 더 강화될 것이다. 이 경우 현 정부는 일본 재무장을 가장 많이 도운 정부로 기록될 것이다. 게다가 일부 주장과 달리, 한국군은 독자적으로 작전을 계획하고 지휘할 능력을 착실히 키워왔다.

그런데 왜 못 했을까. 전작권 전환은 감정이 아닌 조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연합작전을 주도하고 북한을 스스로 억제할 수준까지 역량을 높여야 가능하다. 따라서 최소한 지휘통제·감시정찰·미사일 방어 능력은 필수다.

우선 지휘통제 분야에서 차세대 전술데이터링크 시스템(LINK-22) 도입이 필요하다. 이걸 함정과 항공기, 각 군 지휘소 KJICS와 연동시키는 데 최소 320대는 필요하며 적어도 2조3,000억 원이 들 것이다. 주한미군이 제공하던 대북 감시정찰도 확보해야 한다. 북한 전역 24시간 감시를 위해 SAR 위성 6기, EO/IR 위성 6기, 조기경보위성 3기, SIGINT 위성 2기가 추가로 필요하다. '4·25 사업' 당시 5기 묶음에 약 2조1,000억 원의 사업비와 나로호 1회 발사 비용 고려 시 약 7조6,50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이다.

여기에 추가 도입이 예정된 AEW&C 4대 외에 미군 몫을 대체할 4대(6조7,000억 원)가 더 필요하며 SIGINT 수집용 RC-12X를 대체할 RQ-4 글로벌호크 4기(1조2,000억 원)도 필요하다. 평시 감시정찰 역량 보완에만 최소 17조8,500억 원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북핵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 PAC-3 8개 포대를 대체할 천궁-2 8개 포대 추가 배치도 필요하다. 포대당 약 4,700억 원이므로 약 3조7,600억 원이 소요될 것이다.

결국 최소 21조6,100억 원의 추가 예산 없이는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최소한의 방어 역량 확보도 불가능하다. 윤석열 정부가 밝힌 61조5,878억 원 외에 최소 21조 원 이상이 더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연간 국방비는 최소 83조1,978억 원 이상이 될 것이다. 이는 매우 보수적 추계이며 실제로는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고 설상가상 비용을 더 투입하더라도 미군의 가치를 대체할 순 없다.

현실적으로 주한미군 전략 유연성을 인정하고, 일본이 추진하는 단일전구사령부 체계가 강화·발전된다면 그 사령관에 한미연합 및 주한미군 사령관이 이를 겸해 핵 억제권을 유지하면서 모든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것이 현실적인 북핵·전쟁 억제책인 것이다.

전작권 환수, 전 정부들이라고 왜 하고 싶지 않았을까. 세상사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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