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 앞두고 자사주 쏟아내는 상장사…소액주주들 ‘또 당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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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상법 개정을 전후로 자사주를 처분하려는 상장사들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동안 최대주주가 경영권 방어 등 목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던 상황이 이어져왔다.
이전까지는 상장사가 자사주를 마음대로 처분해도 주주들이 문제를 삼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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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경영권 위협 대응 나서
최대주주·계열사에 팔거나
국내 투자자에 블록딜 처분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 가격에
주가하락 피해는 소액주주 몫

하지만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되면서 이 같은 행태가 행동주의 펀드 등에 공격의 빌미를 줄 여지가 커졌다. 특히 정부·여당이 아예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면서 기업들이 서둘러 우호 지분 확보 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환인제약은 발행주식총수의 5.38%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100만주를 케이프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투자자들에게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가격은 주당 1만2170원으로 총 처분금액은 122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처분 목적으로 ‘유통 주식 수 증가를 통한 거래 활성화와 운영자금 확보’를 내세웠지만, 자사주를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는 데다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인 현 주가에 할인까지 적용해 처분한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환인제약 주가는 약 3.8% 하락 마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식 처분이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환인제약의 경우 17.92%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광식 창업주를 비롯한 최대주주 지분율이 23.28%에 불과해 언제든 외부에서 경영권 위협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예 자사주를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에게 대놓고 넘기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인피니트헬스케어, 솔본인베스트먼트 등 16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솔본은 지난 2일 계열사인 테크하임에 자사주 167만9052주(6.14%)를 장외처분했다. 이에 따라 홍기태 솔본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7.88%까지 불어났다.
코스닥에 상장된 중견 제약사 진양제약도 지난 2일 자사주 32만주(2.45%)를 창업주인 최윤환 회장에게 장외처분했다. 약 20억원 규모로 회사 측은 처분 목적으로 ‘기업 운영 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들었다.
하지만 진양제약이 지난해 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5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재무적 유인보다는 경영권 안정 목적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윤환 회장의 지분 취득에도 최재준 진양제약 대표(22.55%)를 비롯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0.07%에 불과하다.
이전까지는 상장사가 자사주를 마음대로 처분해도 주주들이 문제를 삼기는 쉽지 않았다. 2011년 상법이 개정되면서 취득한 자사주 처분을 이사회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소액주주 권익 보호 법제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금까지는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단가보다 더 싼 가격에 대주주나 제3자에게 팔아도 배임을 적용하기 어려웠다”며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를 넘어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향후 자사주 처분과 관련해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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