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황인찬]지방 살리기에 ‘바보’ 필요하다는 日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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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지방 살리기'에 관심이 많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던 2014년 초대 지방창생(地方創生)상을 지낸 그는 총리에 오른 뒤에도 틈만 나면 지방을 강조한다.
지방이 살아나야 일본이 살고, 이를 위해 혁신이 필요한데, 그 혁신을 지방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이시바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민관 협의체를 지난달 발족해 연내 지방창생과 관련된 종합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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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국가의 희망이다’
이시바 총리는 2017년에 ‘일본열도창생론’이란 책도 펴냈다. ‘지방은 국가의 희망이다’란 부제가 달린 책이다. ‘국가 주도의 재정 투입만으로 지방이 살아나지 않는다’ ‘지방에서 혁명을 일으켜야 일본이 바뀐다’ ‘도쿄 일극(一極) 집중은 도쿄에도 불리하다’ 같은 지론이 담겼다. 일본도 인구 감소, 초고령화, 더 나아가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하다. 지방이 살아나야 일본이 살고, 이를 위해 혁신이 필요한데, 그 혁신을 지방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출간 뒤 자민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책의 내용과 함께 지방 살리기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의 지방 육성과 관련된 주장 중 특히 흥미롭게 다가온 건 마을을 살리기 위해 3명이 필요한데 바로, ‘젊은이(若者)’ ‘이방인(よそ者)’ ‘바보(バカ者)’를 꼽은 부분이다.
그는 “제가 어릴 적에 (고향인) 돗토리현에서 자라면서 슬프다고 생각한 게 있다”면서 “주위에서 ‘어린 사람은 조용히 있어라’ ‘이방인은 조용히 있어라’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란 말이 많았고, 이런 배척과 무시가 싫어서 마을을 떠난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 젊은 사람들의 관점은 중요하지 않은가? 또 ‘이방인’의 관점은 ‘아, 그랬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바보’의 말은 처음엔 ‘무슨 소리야’ 할 때도 있지만 결국 그것이 히트작으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을이 위기에 놓였을 때 관료나 지역 유지의 아이디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시각과 발상을 더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면 젊은이, 이방인, 때론 바보의 의견까지 경청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19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에 깜짝 참석했다. 여기서 그는 “일본과 한국은 출산율, 인구 감소, 지방 침체 등 많은 공통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서로 식견을 공유함으로써 협력할 수 있는 분야, 협력해야 할 분야가 많다”고 강조했다. 지방소멸과 같은 공통 난제를 ‘이방인’의 시선으로 서로 바라보며 해법을 찾자고 제안한 셈이다.
‘지방 살리기’ 한일 지혜 공유할 때
올해 한국에서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30주년이 됐다.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맞춤형 지역 정책으로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인구 감소와 재정 위기 같은 지방의 근본적인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가 심해지는 것도 한일의 공통된 현상이다.
양국 모두 지방 살리기는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됐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한 달 만에 국가균형성장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일본은 이시바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민관 협의체를 지난달 발족해 연내 지방창생과 관련된 종합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은 인구 및 경제산업 구조가 비슷하다. 정책을 참고할 좋은 대상이 바로 옆에 있다. 양국 모두 지방 인구 감소의 추세를 돌리지는 못했지만 그 속도를 늦추며 일정 부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정책도 있다. 지방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된 좋은 정책도 있다. 이런 성공한 정책들은 대한해협을 넘어가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한일이 ‘이방인’의 입장에서 서로 조언하고 경청하며 새 접근법을 찾아갔으면 한다.
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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