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A대표팀서 살아남기?…중국전에서 찾은 답은

박효재 기자 2025. 7. 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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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전 선취 골을 넣은 이동경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내파 위주로 꾸린 동아시안컵 첫경기
‘스리백 실험’ 중국전 3-0 대승
플레이메이커로 골도 만든 이동경
멀티 수비자원 박진섭·박승욱 맹활약


홍명보 감독 “무더위 월드컵 대비해야”
전문가들도 ‘수비형 전술 필요성’ 강조
비유럽파 선수들 ‘돌파구’ 떠올라


2026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첫 실험 무대에서 홍명보호의 스리백 전술 성공과 함께 ‘멀티 포지션’ 자원들의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박진섭(30·전북), 풀백과 센터백을 넘나드는 박승욱(26·포항), 플레이메이킹과 득점 능력을 겸비한 2선 자원 이동경(29·김천)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파들이 스리백 시스템의 핵심 자원으로 떠올랐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중국전을 3-0으로 승리한 뒤 “성급한 감은 있지만 이것이 플랜A가 될 수도 있고 플랜B가 될 수도 있다”며 스리백 전술을 계속 시험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1년 후 월드컵을 대비해서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느냐, 무더운 날씨에서 얼마만큼 뛸 수 있느냐가 전술이나 전략보다 훨씬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전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이동경이다.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나섰지만, 전통적인 윙어와는 다른 임무를 수행했다. 측면으로 벌려 스트라이커나 다른 2선 자원들의 침투 공간을 확보하기보다는 스트라이커 옆에 붙어 윙백과의 공격 작업을 지원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집중했다. 날카로운 킥력으로 직접 득점도 올렸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이동경은 체력적인 문제가 리스크로 지적됐지만, 이제는 완벽하게 해결된 것 같다”며 “워낙 볼을 잘 차고 측면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도 볼 수 있는 선수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진섭은 센터백 3명 중 중앙에 서서 공격 시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한편, 수비 시에는 과감하게 앞으로 튀어나가 사전에 위험 지역으로의 볼 투입을 차단하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전북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박진섭은 센터백으로도 완벽한 적응력을 보여주며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다양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전에서 오른쪽 센터백으로 나선 박승욱 또한 풀백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수비자원으로서 전반에 1~2차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측면 공간에서 수적 우위를 제공했다. 후반 12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김주성의 추가 골을 도우며 세트피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국내파들이 스리백 시스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배경에는 해외파들과는 다른 경쟁 요소가 있다. 특히 수비수의 경우 해외파들은 각자 포지션에서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지만, K리그 선수들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전술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김 해설위원은 “지금 국내파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에 가고 싶은 목표가 분명해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강한 동기 부여도 언급했다. K리그에서 같이 경쟁하는 선수들끼리 조직적으로 잘 움직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중미의 무더위 속에서 경기 중 전술 변화로 인한 교체 필요시 즉시 투입 가능한 멀티 자원들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 해설위원은 “본선에 가면 우리보다 강한 팀들을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비 숫자를 늘리는 스리백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까지 소화하는 멀티 수비자원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대표팀이 포백과 스리백을 상황에 따라 오가는 전술적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멀티 포지션 가능한 국내파들이 해외파 위주 편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후반에 투입한 교체 선수 5명이 모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어떤 경기든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놓고 있다”며 지속적인 신예 발굴 의지를 보였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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