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5% 상호관세 부과 땐 도내 철강·자동차 등 타격 불가피”
대미 비중 높아 무역수지 감소 우려
업계, 정부 중장기적 대응 주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보낸 25% 상호관세 서한에 도내 산업계는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실제 발효는 8월 1일로 유예돼 즉각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내달 상호관세가 현실화되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도내 산업 구조상 3분기부터 무역수지 감소가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을 수신자로 지정한 서한에서 “8월 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한국에 총 25%의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10%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기본 관세이고, 나머지 15%가 무역적자를 기반으로 산출한 맞춤형 관세다.
일각에서 품목별 관세가 각각 50%와 25%씩 부과되고 있던 철강과 자동차 품목의 경우, 상호관세 25%까지 중과돼 75%와 50%의 높은 관세율이 부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중 과세’는 피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당국자가 “한국과 일본 등 특정 국가에 적용될 국가별 관세는 기존 품목별 관세와 중복해 부과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인해 줬다고 보도했다.
관계 영향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한 경남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철강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전기전자제품은 8.9% 각각 감소했다. 선박(71.5%)과 무기류(538.1%) 등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경남은 수지 흑자를 나타냈지만 주요 수출 품목인 철강과 전기전자제품이 부진하며 제조업 기반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남도 국제통상과 관계자는 “매달 항목별로 품목의 등락이 있는 데다 연구기법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질 수 있어 관세로 인한 정확한 도내 수출 감소 금액을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도에서는 추경에 수출물류비 예산 2억원을 확보해서 100개 기업에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국내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국산업연합포럼 주최로 8일 서울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산업경제 진단 및 대응 방향’ 주제 포럼 발표에서 “2025년 하반기 수출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돼 자동차(-7.1%), 자동차부품(-6.5%), 철강(-7.2%), 일반기계(-3.8%)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도내 수출업체들은 대부분 시차가 있을 뿐 수출악화로 인한 타격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철강 제품 관세가 25%에서 50%로 껑충 뛰었다. 중복 관세는 피했지만 대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에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고심은 더욱 깊다. 경남에서 생산된 자동차 대부분이 미국에 판매되고 있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남의 자동차 대미 수출량(완성차 기준)은 20만 685대로 울산(56만5275대)이나 경기(38만4787대)보다 적었다. 하지만 경남의 전체 자동차 생산량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0.7%로 울산(37.2%), 경기(35.4%)보다 월등히 높다. 생산량 대비 경남의 자동차 수출 비중이 100%를 넘은 것은 재고 물량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유태안 창원상공회의소 경남FTA통상진흥센터 상주관세사는 “창원지역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약 35%에 달하며 무역흑자 1위국이다”라면서 “자동차와 기계·부품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창원 제조업은 품목관세에 이어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량 저하 등으로 창원 지역 전체 무역수지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추이를 길게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있다. 김기환 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미국 내 수입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은 맞지만 한국만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 경쟁국인 중국, 인도, 일본 등 다른 나라에도 부과하기 때문에 한국만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내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부과되면 통상적으로 3~6개월 이후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 기업의 입장에선 수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적 정책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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