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언어로 펼쳐낸 내면의 풍경
미니멀 추상부터 색면 회화까지…‘생명력’ 담은 회화 여정 선보여

현대미술 작가 최인선(홍익대 회화과 교수)의 대규모 개인전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오룡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회화의 고백’. 오는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이어져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 27점의 작품을 통해 집약적으로 조명한다.
광주 인성고등학교 출신인 작가가 고향에서 전시를 여는 것은 약 15년 만이다. 특히 200호 규모의 대형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개인전은 미니멀 추상에서 시작해 색면 회화로 확장된 작가의 회화 여정을 펼쳐 보인다.

작가는 “단순한 흰색 물질을 축적해나가는 그 프로세스 자체가 회화의 정의를 탐구하는 과정이었다”며 “형상 없는 색의 밀도를 쌓아가며 회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묻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의식과 잠재의식 속 언어적 기호의 역할을 강조했다. 화면 위 우연히 드러난 듯한 텍스트나 기호들은 인간 본성의 무의식을 형성하는 언어의 흔적이라는 전제 아래 등장한다. 이는 관객들에게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내면의 창의적 자아를 환기시키는 ‘도구’로 작동한다.
작가의 화면은 생각과 감정, 감각, 직관 같은 인간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형상과 언어, 색채를 넘나들며 완성된 그의 회화는 단순히 이미지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마치 살아 숨 쉬는 존재처럼 강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반복적으로 쌓아올린 붓질과 색의 밀도는 리듬감 있게 화면을 채우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형상과 감정이 만들어지며 관람자 앞에 생생하게 다가온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사유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2000년대 이미지 작업과 형상 기반 회화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역시 색과 감각, 사고가 혼재된 추상의 세계다.
한편 작가는 예술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2018년 인카네이션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해 청년작가 창작지원과 사회적 기여 활동을 해오고 있다. 매년 청년작가 7명 내외를 선정해 예술상을 수여하고 예술장학금 및 창작지원금(1명당 1천만 원)을 후원한다. 지금까지 약 17억원의 사재를 들여 어린이·노약자 의료비에도 기여하는 등 예술 안팎에서 이타적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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