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생각은?] 출입문 ‘자동개폐장치’ 효용 논란
광주서 10대 떨어져 행인 3명 덮쳐
사고 건물 옥상 상시 개방 ‘불안감’
“불 나면 중요 대피로, 오작동 우려”
개폐장치 의무화 됐지만 일각 반론

광주시의 한 고층 건물 옥상에서 10대 고등학생이 투신해 행인 세명을 덮치는 사고가 나면서(7월7일자 인터넷 보도) 옥상 출입문 개폐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평소에는 잠겨 있다가 화재 시 자동으로 개방되는 ‘자동개폐장치’가 해결책으로 떠오르지만, 일각에서는 자동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옥상 문을 상시 개방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2시36분께 광주시 내 13층짜리 건물 옥상에서 고등학생 A양이 추락하면서 당시 거리를 지나던 모녀와 20대 남성 등 3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A양과 피해 모녀가 숨졌다. 경찰은 A양이 해당 건물에 있는 정신과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홀로 건물 옥상에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벌어진 건물에 가보니 이날까지도 옥상 문이 훤히 열려 있었다. 건물 1층에서 만난 이들은 옥상에 누구나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하면서 불안감에 이따금씩 위를 올려다봤다. 건물에서 일하는 B씨는 사고 지점을 가리키며 “주변에 상가가 많아서 낮밤 가리지 않고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이다. 옥상에서 사람이 떨어지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출입이 자유로운 건물 옥상에서 투신 시도가 잇따르면서 일부 건물 관리자들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같은 날 찾은 수원역 인근 오피스텔 빌딩. 꼭대기층으로 올라가자 옥상으로 나가는 비상문 옆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리는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비상문에는 ‘옥상 난간에서 자살소동 등 문제가 발생해 출입문을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 폐쇄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도내 일부 지자체도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유도할 방안을 꺼내들고 있다. 광명시는 준공된 지 13년이 지난 공동주택에서 옥상 출입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할 경우 설치비 최대 5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연면적이 1천㎡가 넘는 공동주택이나 다중 이용 건축물에는 옥상문 자동개폐장치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나 기타 건축물에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전날 사고가 난 건물 역시 연면적이 약 2만㎡가 넘는 고층 빌딩이지만 다중 이용 시설로 분류되지 않은 탓에 자동개폐장치 의무화 대상이 아니었다.
다만 다수의 안전을 위해서는 옥상 문을 개방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화재 시 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옥상이 대피로가 되지 못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시 옥상은 중요한 대피로가 되기 때문에 출입문을 잠그지 않는 게 최선”이라면서도 “투신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출입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면, 오작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 점검을 철저히 하고 수동 개폐 방법까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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