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도로처럼… 바다 위 승객·선원에게 “후 부세요”
측정 마치고 흔적까지 꼼꼼 확인
지난달 말부터 ‘모든 선박’ 실시

“음주측정 하겠습니다. ”
8일 오전 9시 50분께 인천 중구 팔미도 인근 바다. 인천해양경찰서 신항만파출소 소속 김경범(35) 경사가 연안구조정(18t급)에서 9.7t 짜리 낚시 어선을 향해 “낚싯대를 접어달라”고 무전했다.
낚시 어선으로 넘어간 강해민(38) 경사와 이호철(29) 순경은 선장인 김모(62)씨에게 음주 측정기를 가져다 댔다. 김씨가 ‘후’ 불자 측정기엔 ‘PASS’ 글자가 떴다. 김씨는 “낚시하러 나오면서 술 먹으면 되겠느냐”며 “승객들도 절대 술 먹는 일은 없다”고 했다.
농어를 잡기 위해 나온 해당 어선에는 승객 14명이 탑승 중이었다. 강 경사는 낚시 어선을 둘러보며 술병 등 승객들이 술을 마신 흔적이 있는지도 확인했다.
인천해경은 지난달 말부터 휴가철 수상레저기구, 낚시 어선, 유·도선, 화물선 등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불시에 음주운항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강 경사는 “보통 어군이 형성돼 있는 부근에 낚싯배들이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일일이 개별 선박으로 넘어가 음주 측정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했다.
해상교통안전법은 술에 취한 상태로 조타기를 조작하다 적발되면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낚시 어선 등은 영업정지 또는 폐쇄될 수 있고, 운항자의 해기사 면허의 효력정지 또는 취소 처분도 내려질 수 있다. 승객도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 법 개정으로 카약, 서핑 등 무동력 수상레저기구도 음주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인천해경의 음주운항 단속 건수는 2022년 6건, 2023년 7건, 2024년 1건 등이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선박 내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는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운항자, 승객 모두 바다로 향할 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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