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주 4.5일제 해서 소득 줄어들면 취약계층은 더 힘들어져” [세계초대석]
부작용 적지 않아 노사자율로 정해
노란봉투법 등 재추진…갈등 확산 우려
경영계 우려 경청 노동 분쟁 최소화를
‘근로자 추정제’ 법 사각지대 해소 기대
특고·플랫폼 노동자 표준계약서 중요
월급 받는 목사님·스님도 노동위 찾아
독립기구화해 전문 분쟁 해결 나서야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때 공약한 ‘주 4.5일제’에 대해 이런 소신을 밝혔다. 주 4.5일제는 지난 대선에서 양당이 공약으로 내걸면서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하며 근로시간 단축 추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비판적 발언은 이런 우려에서 비롯했다. 그는 “정부가 법정 근로시간이 아닌 실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사가 자율로 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중구 중노위 서울사무실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새 정부가 예고한 노동정책에 가감 없이 쓴소리를 했다. 노동경제학계 석학인 그는 노·사·공익 3자로 구성된 행정기관인 중노위를 2022년 11월부터 이끌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근로자 추정 제도 등을 언급하며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을 것이고, 노사 관계를 넘어 자본주의 전체까지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 분쟁 해결 기구인 중노위의 역할도 자연스레 확대될 전망이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의 노동정책 총론을 평가한다면.

“주 4.5일제는 노동의 가치를 높이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현재 주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을 줄이면 속도가 너무 빠르고,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 근로시간을 10% 줄일 때 소득이 10% 줄어든다면 누가 좋아하겠냐는 말이다. N잡러(다중취업자)만 급속하게 늘어나지 않을까.
‘저녁 있는 삶’은 좋지만, 돈이 없을 때도 저녁이 있냐고 되묻고 싶다. 결국 생산성이 올라가야 한다.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목표로 잡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에 국한하지 말고 전 분야에 어마어마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근로시간 문제는 소득만이 아닌 저출생 등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AI로 생산성과 소득을 같이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란봉투법 재추진은 어떻게 보는가.

“불평등을 완화하고자 하는 취지로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법적 실효성을 높이려면 정책이 세밀하고 정교해야 한다. 예컨대 웹툰 작가 등 하나의 직군을 일괄적으로 근로자라 정하는 것은 곤란할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19년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됐다고 해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지만,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법적 보호 강화가 기업에는 ‘법적 리스크(위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캘리포니아 경제가 쇠퇴하고 텍사스 등으로 기업들이 옮겨가는 현상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노동위에 특고와 플랫폼 종사자들 사건이 많이 올라와 있다. 고용 관계의 성격을 고려해 건별로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 연장선에서 특고·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표준계약서 연구 등을 노동위에서 할 수 있게 조사·연구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
―노동위 조사관, 상임위원 부족 등 인력난이 지적되고 있는데.

조사관 문제도 마찬가지다. 조사관은 고용노동부에 노동청 인사 계획에 따라 순환 근무로 온다. 통상 1년 반, 길면 2년 정도 머물다가 이동한다. 전문성이 쌓이기 힘든 구조다. 새 정부가 ‘노동위 실효성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그 핵심은 조사관의 전문성 강화다.”
―조직과 인력이 고용부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말인지.


―남은 임기 동안 힘을 쏟고자 하는 부분은.

대담=정재영 사회부장, 정리=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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