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건의료노조 내부서 성희롱…피해자 도운 조력자에 ‘2중 징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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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이하 노조) 내부에서 임원들이 연루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가해자 분리 등 기본적인 보호 조처가 없었던 데다, 피해자를 도운 조력자가 가해자보다 더 무거운 징계를 받은 뒤 취소 소송을 내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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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이하 노조) 내부에서 임원들이 연루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가해자 분리 등 기본적인 보호 조처가 없었던 데다, 피해자를 도운 조력자가 가해자보다 더 무거운 징계를 받은 뒤 취소 소송을 내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8일 한겨레 취재 결과, 2016년 9월 노조 수련회에서 남성 간부 황아무개(48)씨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의가 벗겨진 상태로 놀림을 당했다. 현장에 있던 여성 간부들은 이를 방관하거나 동조했다고 한다. 당시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월 노조 수련회 뒤풀이 자리에서 유사한 일이 반복되자 황씨는 ‘조합 내 성희롱 및 폭언, 폭행 금지 규정’에 따라 이를 조사·처리 해달라며 노조 본부에 성희롱 피해를 신고했다.
황씨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징계위원회 구성, 가해자·피해자 분리, 가해자 사과 등을 요구했지만 모두 거부됐고, 육아휴직을 신청해 스스로 가해자들과 분리해야 했다. 조사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황씨에게 합의를 요구했고, 2016년 사건의 “시효가 도과했다”며 가해자 2명에게 각각 ‘서면 경고’와 ‘정권(조합원으로서의 권리 정지) 6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뒤이어 황씨의 조력자이자 노조 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이었던 ㄱ(49)씨에게도 징계가 결정됐다. ㄱ씨는 지난해 1월 성희롱 사건의 목격자로, 당시에 “그만하라”며 가해자들을 제지하고, 2016년 사건과 관련해서도 “(황씨에게) 편하게 옷 벗으라고 해놓고 왜 놀리냐”며 황씨를 두둔했는데 노조는 가해자들과 함께 ㄱ씨를 징계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징계통보서에도 “조합 내에서 성희롱, 폭행, 폭언을 하였을 때”라고만 적혀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문제가 되는지도 모른 채 ㄱ씨는 ‘구두 경고’ 처분을 받았다. 황씨는 “ㄱ씨가 자신을 도와준 것이고, 성희롱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피해자인 황씨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2차 징계도 이어졌다. ㄱ씨가 지난해 9월 소셜미디어에 “부서 안에 성희롱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가 정직 6개월 받았어. 그런데 부서장이 가해자를 대신해 복수하고 있어”라며 조직이나 개인을 특정하지 않은 글을 올렸는데, 노조는 “조합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명예를 손상한 때” 징계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ㄱ씨에게 ‘12개월 정권’ 징계를 내렸다. 노조 임원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을 했다”며 ㄱ씨를 고소하기도 했는데, 경찰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했다. 이외에도 임원 단체대화방에서 황씨를 강제퇴장시키거나 지역본부로 전보하고, 황씨에 대한 특별회계감사를 요청하는 등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어지자, 최근 노조 내부에서도 “2차 가해를 중단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라”는 성명서가 나오기도 했다.
ㄱ씨는 지난달 27일 노조를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ㄱ씨 쪽은 “1차·2차 징계 모두 사유를 제대로 알 수도 없고 양정이 부당하다”며 “노조는 피해자와 그 조력자에게 징계 요구와 각종 절차 등을 반복하고 고소와 수사 등 공권력을 통해서까지 2차 가해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한겨레에 “징계위원회는 독립적으로 운영이 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 조력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한 것이 아니다”라며 “법률 절차 진행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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