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웅 대전우리병원장 “UBE 세계 의료진이 주목… 연구·교육 꾸준히 실천할 것”
수술법 소개 후 긍정적 반응 큰보람 느껴
외국 의사들 자비 들여 병원 찾아오기도
세계 최초 양방향 척추내시경 교재 집필
해외 의료진 대상 무료 연수 프로그램
히포크라테스 선서 실천하고자 할 뿐
수술법, 감염 위험도 낮고 회복 빨라 장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척추수술 분야에서 내시경을 활용한 수술법은 오랜 시간 '보조적 기술'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기존 절개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움직임은 꾸준히 이어졌고, 마침내 작은 두 개의 절개창만으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UBE)'이 본격화되며 의료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대전우리병원 박철웅 원장이다. 27년간 대전에서 2만7000례 이상의 수술을 집도하며, 국제학회 창립과 전문 교과서 집필, 세계 의료진 교육에 이르기까지 실무와 학술을 오가는 활동을 이어왔다. 충청투데이는 박 원장을 만나 국내 기술이 세계적 기준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과,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담= 박영문 정치행정부 부장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들었다.
"원래부터 가르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그러다보니 현재 우리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 중 여럿은 인턴부터 전공의 시절 나에게 척추내시경 수술을 배우기도 했다. 제자이자, 동료인 셈이다. 오랜 기간 척추내시경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고, 그 경험들을 한 두 차례 국내외로 알리기 시작했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효과적인 수술법이 조금씩 알려지자 국내와 함께 국외에서도 초청 강연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계 각국 병원의 초청으로 강연을 한 지 50회가 다돼 간다. 이제는 초청을 넘어 외국의 의사들이 자비를 들여 대전우리병원에 찾아오곤 한다. 정식 병원 차원이 아닌, 지역병원에서 이렇게 연수를 받는 건 드문 일일 거라고 확신한다. 대전우리병원은 로컬이지만, 척추수술 쪽에선 세계적으로 의료진이 몰리는 곳 중 하나가 됐다."
-국제 강연 시 특별한 경험이나 어려움은 없는지.
"척추내시경 수술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연구 성과를 가지고 있어 초청이 많은 편인데, 해외 학회에서 강연 요청을 받을 때마다 영광스럽다. 하지만 강연 준비나 해외 이동 등이 물리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소개하는 수술법이 해외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이를 통해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는 것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곤 한다.
-세계 의료진이 대전우리병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술뿐 아니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고 임상 데이터를 축적한 병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세계양방향척추내시경수술학회(WUBES)에서 학회장을 맡고 있는데,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연구회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간 만나온 수백 명의 국내, 해외 의료진과 함께 힘을 합쳐 국제학회로 격상시켰고, 제1회 WUBES 국제 심포지엄을 한국에서 개최하게 됐다. 이듬해에는 학회 차원의 세계 최초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 교과서 시리즈를 집필해 출간했다. 학회의 교과서가 된 이후 현재까지 그 교과서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뒤로도 지금까지 22개국 182명의 의료진이 연수를 다녀갔고, 미국 UCLA·DUKE·뉴욕대학병원, 인도 샤르다대학병원 등과는 자매결연을 맺고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제3회 WUBES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대전에 유치해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들이 세계 의료진이 대전우리병원에 찾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대전우리병원에서 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고 들었다.
"의사라면 다들 아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있지 않나. '지식을 조건 없이 나누겠다'는 그 대목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 각국의 환자 생명은 모두 소중하기 때문이다. 연수를 온 의료진들도 진지한 자세로 배워간다. 그 진정성이 교육을 유지하게 만드는 힘인 것 같다. 다만 최근에는 수요가 너무 많아 교육의 질 유지를 위해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척추수술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군의관 시절부터 신경외과 수술을 했었다. 당시만 해도 외상 환자가 많았고, 신경외과가 주목받던 시기였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줄고 환경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척추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됐다. 당시 척추 분야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앞으로 환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고 그 선택이 현재는 맞았다. 척추 환자 수는 지금도 많고 앞으로 고령화에 따라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꾸준하고 치료 만족도도 높아지는 분야다."
-주로 시행 중인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UBE)의 특징과 발전 과정을 설명해 달라.
"작은 두 개의 절개를 통해 한쪽 포털엔 카메라, 다른 포털엔 수술기구를 삽입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단방향 내시경보다 시야가 넓고 기구 활용이 자유로워 수술의 정밀도와 안정성이 높다. 특히 협착증처럼 병변 제거 범위가 넓은 수술에서 장점을 발휘한다. 수술 중 감염 위험도 낮고,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디스크 중심으로 내시경 수술이 이뤄졌다면, 지금은 협착증을 포함한 대부분 척추질환에 적용되고 있다. 이 수술법이 세계적으로 확산된 계기는 우리나라가 기구 개발과 수술기법 정립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UBE 수술법 자체는 해외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임상 적용과 교육 체계화를 주도한 건 한국이다. 우리 손기술이 좋다는 얘기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교육과 연구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왔다. 예전엔 독일이 척추내시경 수술 중심지였다면, 지금은 대한민국으로 중심이 완전히 이동했다."
-대전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대전은 가장 오래 살아온 도시로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20년 넘게 살았고, 지금 이 병원도 직접 지었다.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가 젊은 의사들에게 '저런 길도 있구나' 하고 동기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또 지역에서도 충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가 가능하다는 걸 지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도 대전우리병원이 지역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병원으로, 국내외 환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병원으로 그리고 의료진들에게는 배우고 싶은 병원으로 만들고 싶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정리=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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