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0년 만의 고용보험 개편, 프리랜서·택배 가입 길도 넓혀야

정부가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30년 만에 근로시간에서 소득으로 바꾸기로 했다. 다양한 고용 형태와 ‘투잡’식의 다중 취업이 일상이 된 노동시장 변화를 감안해 기존의 근로시간 중심에서 소득 기반으로 고용보험 체계를 전환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을 지난 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오는 10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1995년 고용보험 도입 후 유지해온 기준이 바뀌면 프리랜서나 초단기 노동자 등도 제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어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로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하려면 한 사업장에서 월 60시간(주 15시간) 이상 일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 등 일정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거나 다중 취업자·초단기 노동자들은 고용보험 가입이 안 됐다. 개정안은 주 15시간 기준을 폐지하고 일정 소득이 발생하면 대상자로 인정한다. 보험료 징수도 1년간의 실제 보수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렇게 되면 국세청 소득 전산 조회로 가입이 누락된 노동자 파악이 훨씬 수월해진다. 미가입 노동자를 직권으로 가입시킬 수 있고, 사업주가 고의로 누락시키는 사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정규직의 고용보험 가입률이 92.3%인 데 비해 비정규직은 54.7%다.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 중심의 고용보험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이 사각지대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예술인·특수고용노동자로 대상을 확대했지만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개편안은 뒤늦게나마 이를 넓히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큰 부담이라며 반발하지만,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자영업자 가입률은 1% 미만에 불과하다. 되레 안전망의 필요성을 느낀 자발적 가입이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8.9% 늘어난 것을 보면, 고용보험은 더 두터워져야 한다.
이제 정부는 바뀐 제도가 ‘그림의 떡’이 되지 않도록 소득 기준을 얼마로 할지 전문가 등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 사각지대 노동자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재원을 걱정하지만, 가입자가 많아지면 재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야당도 경기 침체기에 절실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법 개정에 협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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