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에어컨 고장이라니···아이들 찜통교실서 '헉헉'
30도 넘는 고온 선풍기 틀고 수업
학부모 "두통에 구토까지"
노후화로 부품 구하기도 어려워
교체 필요하지만 예산 부족
시 교육청 "우선순위 검토"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노후 에어컨이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한여름 교실이 찜통 지옥이 됐다. 학교 측은 점검에 나섰지만, 교체 비용 수천만원이라는 예산 문제에 발목잡혀 학생들의 고통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8일 울산 A초등학교 교실.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긴 교실 안은 숨막힐 듯 후끈하다. 천장에 매달린 에어컨은 '윙'하는 소리를 내며 열심히 돌아가지만 차가운 바람은 커녕 미지근한 송풍만 내뿜는다.
학생들은 "에어컨에서 더운 바람이 나온다"라며 한숨을 내셨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A초등학교 학생 학부모는 "2주가 되도록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어 아이가 구토를 하고 두통이 생겼다"라며 "30도가 넘는 교실에서 수업을 어떻게 받을 수 있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A학교에 따르면 에어컨 작동 불능으로 온열질환자 발생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에어컨 작동 불능 상태가 지속되면 발생할 수 있는 우려에 대비해 선풍기 등 기기를 추가적으로 구매해 교실 온도 낮추기에 힘쓰고 있다. A학교의 여름방학은 18일이어서 학생들이 최소 2주 동안 찜통교실 상황을 견뎌야 한다.
A학교 측은 지난주부터 울산시교육청, 강남교육지원청 등과 함께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노후화된 에어컨이다보니 부품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교육청, 유지보수 업체 관계자 등이 학교를 방문해 에어컨을 살피며 원인을 분석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관계자들은 오는 12일 정밀 진단을 해서 수리 가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학교의 여러 관계자들은 에어컨을 바꾸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교체 비용이다.
학교 관계자는 "에어컨이 노후되면서 사실상 교체가 필요하다"라며 "올해 초 기기 점검에서 에어컨 노후화에 대한 교체 필요성을 교육청에 전하기도 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체비용이 필요하다보니 학교 자체 예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울산시교육청은 노후 시설 교체 수요가 많아 올해 책정된 학교 시설개선 예산이 빠듯한 상태라고 밝히며, A초등학교의 사정이 시급한 만큼 우선순위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계 안팎에선 갈수록 혹독해지는 여름 더위 속에 노후시설 문제는 사전 점검과 교체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냉방기 고장은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권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울산 교육계 관계자는 "교실 온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학습 집중력,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라며 "노후 학교 시설 개선을 위한 별도 재정 지원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