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상주 ‘거꾸로옛이야기나라숲’의 거꾸로 보기

신현랑 소설가·㈜플립온코리아 지역문화콘텐츠연구소장 2025. 7. 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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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랑 소설가·㈜플립온코리아 지역문화콘텐츠연구소장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는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 해가 갈수록 어려지는 벤자민 버튼의 삶을 이야기한다. 우린 가끔 지난날이 후회될 때, '그 시절로 거슬러 갈 수만 있다면' 하고 상상할 때가 있다.

상주시 화북면 우복동길에 '거꾸로옛이야기나라숲'이 조성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떠올렸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고 신비한 탐험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도 했다. '거꾸로'라는 명칭이 재미있었다. '옛이야기나라'에서 느껴지는 호기심은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해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흥미로웠다.

실제 '거꾸로옛이야기나라숲'이 위치한 우복동은 옛이야기가 많이 전해지는 곳이다. 하늘로 통하는 문이 있다는 전설과 용이 노닌다는 용유계곡, 신선이 사는 세상을 상징하는 동천암이 가까이 있다. 쉽게 찾을 수 없는 속리산 자락에 위치한 탓에 병화(兵火)가 침범하지 못한다 하여 상상 속 마을로 불린다. 옛이야기가 곳곳에 담겨 있는 우복동은 '소의 배속처럼 편안한 마을'이라 하여 조선 십승지 중의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거꾸로옛이야기나라숲'은 삶의 시간을 되돌려 새로운 삶의 여유와 안목을 배우는 신비한 세상이란 컨셉으로 세워진 문화·체험시설이다. 1층 전시실은 이름처럼 거꾸로 된 숲에서 동물 친구들을 찾아가는 이야기 공작소, 거꾸로 하우스, 착시효과 미로 골목이 있다. 거꾸로 하우스는 거꾸로 된 이야기 나라를 향해가며 큰 변기와 찻잔에 쏙 들어가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어지는 꿈 공작소는 동물 가면을 쓰고 QR을 찍어 사계절 게임을 즐긴다. 2층은 별세계놀이터와 별바다나룻배 영상관이 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전시실은 거꾸로 된 조형물이 재미있고 신기한 공간이다. 호기심 많은 우복동 마법사 아이가 마법의 공간을 찾아다니며 신기한 탐험을 한다는 전체 스토리는 별바다나룻배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상주 '거꾸로옛이야기나라숲'의 아쉬운 점은 전시공간이 자체 스토리로 연결되어 있으나 각 오브제들이 연결 스토리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거꾸로 세상이 주는 의미는 각 전시와 체험을 통해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칠예가 전영복 작가는 겉보기에 독특하고 화려한 공간은 처음에야 화제가 되겠지만 관심이 지속적일 수는 없다. 공간의 가치라는 건 화려한 디자인, 값비싼 자재가 아닌 스토리텔링과 콘텐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도 그러하다. 몸의 시간을 거슬러간다는 독특한 설정뿐 아니라 관객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내 삶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텔링이 잘된 이야기는 관객이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가며 감정이입 한다. 전시공간도 마찬가지이다. 스토리텔링이 잘 적용된 이야기에 따라 관람객의 마음이 움직인다.

'거꾸로옛이야기나라숲'이 제공하는 거꾸로 보는 세상은 단순히 '거꾸로 보기'를 넘어서야 한다. '거꾸로'는 기존의 형식을 낯설고 다르게 보는 것이다. 우복동 옛이야기를 다르게 보고 거꾸로 보고 뒤집어 보며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사고의 확장성을 열어주어야 한다.

신비로운 마을 상주에는 '거꾸로옛이야기나라숲'이 있고 그곳에 가면 마법처럼 불가능한 일이 이루어진다는 환상을 심어주자. 어린이들은 기대와 설렘으로 거꾸로 된 옛이야기 나라에 빠져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