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전환' 비용 줄여야 …탄소중립도 지속 가능"

송정현 기자 2025. 7. 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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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하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은 현재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에 이중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기업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 정부 차원에서 비용 부담 공유에 대한 인식 확산이 필요합니다."

이 실장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국내 철강,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4차 계획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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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시장협의회, 2025년도 정책 포럼 개최
배출권시장협의회, 2025년도 정책포럼에 앞서 주요 참석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상은 산업부 산업환경과장, 하윤희 고려대학교 교수, 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 이주환 배출권시장협의회 사무국장/사진제공=한국거래소

"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하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은 현재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에 이중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기업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 정부 차원에서 비용 부담 공유에 대한 인식 확산이 필요합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이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IR센터에서 열린 배출권시장협의회 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배출허용량을 설정하고, 여유분과 부족분을 기업 간에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2030 온실가스 감축(NDC)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의 자율적인 탄소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5년 제1차 계획기간부터 시행돼 현재 제3차 계획기간이 진행 중이다. 이번 제4차 계획은 기업에게 배정되는 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기존 10%에서 대폭 상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실장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국내 철강,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4차 계획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확대에 따른 파급 효과가 우려되며, 유상 비율이 50%로 상향될 경우 제조업의 전기요금 부담이 연간 5조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탄소 기술로의 전환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정책금융을 활용한 정부 주도 탈탄소 사업에 대해 장기 저리 융자 상품을 개발하는 등 투자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전력 공급은 아직 화석에너지 비중이 높고, 무탄소 에너지원의 비중이 낮다"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수소, 암모니아 등)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증설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전력 사용량의 급증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는 무탄소전원의 입지 또한 영남 등 비수도권에 편중된 반면, 데이터센터와 같은 주요 산업단지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리적 전력 수급 불균형 해결이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을 생산해 수도권에 송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비용 부담과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전력 에너지 산업 규제의 전반적인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는 정부 규제가 아닌 시장의 자율적인 '룰 세팅'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독일 등 선진국의 전력 산업은 발전·송전·배전·소매가 통합되거나 독점된 구조에서 벗어나, 도·소매 시장 간 경쟁이 가능한 비규제 시장 자유화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전력산업 규제기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좌장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이상은 산업부 산업환경과장, △하윤희 고려대학교 교수, △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 등 국내 전력·에너지 및 배출권시장 관련 전문가들이 자리를 함께해 주요 의제별 공통 질의와 자유 토의를 진행했다.

한국거래소 신소희 차장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배출권선물 상장'과 관련해 제도(초)안과 추진일정'을 설명했다. 코로나부터 장기간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참여도가 떨어지면서 현물 배출권 가격은 2021년 1만9709원에서 2023년 7월 최저점인 7020원까지 하락했다. 선물과 같이 표준화된 파생상품이 유동성과 가격발견 기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 차장은 "현물시장 대비 낮은 수수료율과 낮은 증거금률 등으로 현물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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