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갯벌에 공항, 대형 참사 부른다”···조종사협회, 새만금신공항 ‘조류충돌’ 의견서 제출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의 변론 재개를 앞두고, 항공 조종사 단체가 공항 건설의 항공안전 위협을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8일 “수라갯벌 등 대규모 조류 서식지 인근에 공항을 짓는 것은 항공기와 조류 충돌(Bird Strike) 가능성을 극도로 높여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본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협회는 지난 3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할 의견서를 통해 “새만금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특히 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은 다양한 조류가 밀집 서식하는 곳”이라며 “항공 안전 확보라는 공항 입지의 최우선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9월 국민소송인단 1308명이 제기한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은 올해 2월 7차 변론을 끝으로 종결됐으나, 최근 원고 측이 가덕도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사례를 분석해 위법 사항을 새롭게 제기하면서 재판부에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10일 8차 변론을 재개한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국토교통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당시 항공시설법상 장애물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서 ‘이동 장애물’인 조류를 제외한 것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라며 “항공안전 관련 최소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류 충돌 사고는 실제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년 218건이던 항공기-조류 충돌은 2022년 358건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제주항공 2216편이 가창오리 떼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협회는 이를 “조류 서식지 인근 공항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조류 충돌의 99%는 공항 반경 13km 이내에서 발생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해당 범위 내 야생동물 위험관리계획(Wildlife Hazard Management Plan)을 권고하고 있다”며 “새만금 공항 예정지 반경 5km 내 조류 충돌 위험도는 무안공항보다 최소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추진 중인 음향장치, 레이저, 드론 등 조류 퇴치 방안에 대해서는 “일시적 조치에 불과하며, 근본 해결책은 조류 서식지를 피한 입지 선정”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은 조류 생태 전문가를 공항에 상주시켜 항공기 운항 일정을 조절하고 생태 주기에 맞춘 대응책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 정책의 비전문성을 비판했다.
소송인단과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항공안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조종사들이 입지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며 “현장 전문가의 경고를 재판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안공항 사고는 애초에 공항이 들어서지 말았어야 할 곳에 건설된 결과”라며 “새만금에서도 같은 실수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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