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군부대 부지 개발 강행, 불도저식 행정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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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군부대로 인한 소음과 불편을 감내해 온 부평구 산곡동 주민들에게 약속된 것은 무엇이었는가.
부평구민들은 한목소리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또 다른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원,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녹지 공간"이라고 말한다.
민간사업자의 수익성만을 고려한 아파트 개발계획을 즉시 중단하고 부평구민들이 진정 원하는 녹지공원 조성 방안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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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군부대로 인한 소음과 불편을 감내해 온 부평구 산곡동 주민들에게 약속된 것은 무엇이었는가. 바로 군부대가 이전하면 그 자리에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푸른 공원이 조성되리라는 희망이었다. 그런데 인천시는 지금 그 약속을 저버리고 84만㎡에 달하는 제3보급단 부지 중 35%(29만7천512㎡)에 5천400여 가구 규모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제3보급단 등 군부대 이전사업'은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설계됐다. 시 재정 6천억 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민간사업자에게 개발을 맡기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결국 민간사업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아파트 개발 면적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공모에서는 31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적으로 참여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민간사업자 유치를 위해 녹지 공간을 더욱 줄이고 주택 개발 면적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애초 시민들과의 약속을 완전히 뒤집는 발상이다.
부평구는 인천에서도 인구밀도가 높고 녹지 공간이 부족한 지역이다. 제3보급단 부지는 원적산과 연결돼 도심 속 귀중한 녹지축을 형성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 이곳에 5천40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현재 49만 명의 부평구 인구에 1만5천여 명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다.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이미 포화 상태인 부평역 일대 교통 체증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학교와 병원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부평구민들이 그토록 염원해 온 쾌적한 주거환경 개선은 물 건너가고 오히려 더욱 답답한 도시로 변할 수밖에 없다.
인천시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녹지 공간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할 책무가 있다. 특히 수십 년간 군부대로 인한 피해를 감수해 온 부평구민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송도 센트럴파크나 서울숲에 비견되는 거점 공원을 조성하겠다던 당초 계획은 어디로 갔는가. 1조 원의 사업비가 부담스럽다면 단계적 개발을 통해서라도 시민들의 바람을 실현해야 한다. 시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중한 시민의 자산을 민간 개발업체의 이익 창출 수단으로 넘기는 것은 공공성을 포기하는 행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부평구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행정 편의와 재정 부담 경감에만 매몰돼 주민들의 절실한 바람을 외면하고 있다. 부평구민들은 한목소리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또 다른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원,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녹지 공간"이라고 말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인천시는 부평 군부대 부지 개발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민들의 바람에 귀 기울여야 한다. 민간사업자의 수익성만을 고려한 아파트 개발계획을 즉시 중단하고 부평구민들이 진정 원하는 녹지공원 조성 방안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필자는 부평구민 49만 명과 함께 인천시의 졸속 개발계획에 강력히 반대한다. 시민의 꿈과 희망이 담긴 이 땅을 탐욕스러운 개발업체들의 이익 창출 수단으로 내맡길 수는 없다. 인천시는 시민이 주인인 도시,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부평구민의 바람은 명확하다. 제3보급단 부지는 아파트가 아닌 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반드시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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