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PC방 실내 흡연 여전…방법 없나
금연구역 스티커 부착 무의미
현장 적발 원칙·제도적 허점에
겨우 수백건 적발…"빙산의 일각"
"정치권 관심 필요·법 개정 절실"

"대체 왜 흡연 단속을 안 하죠? 버젓이 실내에서 피우는데요."
8일 오전 광주 남구의 한 PC방.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불쾌한 담배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흡연실이 따로 마련돼 있었지만, 한 손님은 별다른 제지 없이 일반 좌석에서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은 이를 방관했고, 입구에 붙은 '금연구역' 스티커는 무색하게 느껴졌다.
손님 전모(30대)씨는 "담배 냄새 때문에 속이 울렁거린다. 특히 여름에는 창문도 열 수 없어 환기도 잘 안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PC방은 지난 2013년 7월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별도로 마련된 흡연실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 일반 좌석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행위는 모두 단속 대상이다. 현장에서 적발될 경우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PC방 내 흡연 행위는 여전하다. 광주에서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6월) 적발된 PC방 실내 흡연 건수는 368건에 달한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이 수치를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있다. 단속을 위해서는 공무원이 흡연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흡연자의 얼굴이 식별 가능한 사진이나 영상을 확보해야만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책상 위에 담배꽁초가 담긴 종이컵이 놓여 있어도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
제도적 허점도 문제다. 손님이 실내 흡연으로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이를 방치한 업주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금연구역' 표시만 부착해두면 업주의 관리 책임은 면제된다. 흡연실 설치도 의무 사항이 아닌 선택 사항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업주를 처벌할 방법이 없으니 자치구끼리 모여 대책 회의를 해도 넋두리만 하고 나온다"고 토로했다.
단속 여건도 열악하다. 광주 내 등록된 PC방은 약 1천 곳에 달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금연지도원은 40여 명에 불과하다. 1명이 평균 25곳 이상을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실효성 부족과 정치권의 무관심을 지적한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10년도 더 전에 개정된 법이 아직까지 쓰이고 있다. 현 상황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며 "정부나 정치권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은 건물 관리자에게 최대 1천만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실내 금연을 강제한다"며 "우리도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흡연실 자체를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