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 달고 다니는 남방큰돌고래 ‘행운이’···제주, “전담팀 가동”

박미라 기자 2025. 7. 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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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이 이어 행운이도 꼬리에 폐그물 단 채 유영
“무리한 포획 따른 2차 가해 우려로 우선 모니터링”
지난 6월9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해상에서 꼬리에 폐어구가 길게 늘어뜨려진 상태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행운이’. 다큐제주,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제주도가 폐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행운이’를 구조하기 위해 전담팀을 가동했다. 우선은 직접적 구조보다는 모니터링을 통해 행운이의 상태관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8일 도청에서 남방큰돌고래의 구조와 보호를 위한 전문가 전담팀(TF)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무부지사(단장)를 비롯해 행정, 해양생태, 수의, 어구·어법 분야 전문가 등 총 11명이 모였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원, 제주대학교 등 관련 기관과도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구좌읍 해상에서 꼬리에 폐어구가 걸린 채 발견된 행운이의 상태를 함께 분석하고, 구조 및 치료방법, 보호방안 등을 논의했다.

행운이는 약 2m 크기의 중형 돌고래로, 태어난 지 6~7년 정도로 추정된다. 제주 동부와 서부 해역을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꼬리에 폐어구가 걸린 모습이 첫 발견된 이후 모두 네 차례 걸쳐 같은 상태로 포착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폐어구에 걸렸던 또다른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사례를 바탕으로 여러 접근 방법 등을 논의했다.

도는 이날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행운이의 포획을 위해 쫓는 과정에서 2차 가해 우려가 있고, 현재로서는 헤엄치고 생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모니터링 활동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꼬리에 걸린 폐그물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은 아닌 것으로 판단해 무리한 포획은 탈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선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현상이 보이면 곧바로 전담팀을 가동해 행운이를 포획하기로 했다.

도가 나서서 행운이 구조 전담팀을 구성한 것은 해양수산부가 남방큰돌고래 구조작업에 소극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해수부는 구조기술위원회를 열어 구조 필요성과 방법 등을 종합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제주 해역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 대응에 해수부가 기대보다 소극적이고, 이 과정에서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동물 한 마리가 폐어구에 걸린 것 가지고 매번 구조 체계를 작동할 수 있느냐’는 해수부의 대응 방식이 매우 아쉽다”며 도 자체 전담팀 구성을 주문했다.

한편 지난 2023년 11월 폐어구에 걸린 채 발견된 종달이는 생사가 불분명하다. 종달이는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엉킨 낚싯줄 등으로 인해 몸을 곧게 펴지 못한 채 유영해야 했다.

지난해 1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낚시줄 일부를 절단하는데 성공했으나, 지난 5월14일 발견한 종달이의 몸에는 또다시 여러 낚싯줄이 대거 엉켜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다음날인 15일 대응에 나섰지만 끝내 종달이를 찾지 못했다. 어미 김리가 다른 무리와 합류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어린 종달이는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멸종위기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는 제주 연안에서만 서식 중이다. 연안 오염과 해양 쓰레기 등으로 서식 환경이 악화돼 110여 마리만이 관찰되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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