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 부르는 '이 병'…"영유아 유행 조짐" 치료제 없어 '비상'

홍효진 기자 2025. 7. 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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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수족구병 증가세
증상 악화 시 뇌수막염 등 발생 위험
코로나19 이후 연간 환자 수 증가…작년 39만1376명
0~6세 의사환자분율, 17주 0.8명→26주 14.2명
수족구병 환자 수 추이(의사환자분율).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수족구병 환자 수가 영유아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열흘 내 자연 치유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무균성 뇌막염 등 신경계 질환이나 폐출혈 등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특히 어린이집 등 여러 명이 모인 제한된 공간에 오래 있는 영유아의 경우 전파 위험이 높아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8일 질병관리청의 26주차(6월22~28일) 감염병 표본감시 현황에 따르면 전국 93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 수(의사환자분율)는 9.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6월15~21일) 5.9명 대비 1.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6주차 0~6세 의사환자분율은 14.2명, 7~18세는 2.5명으로 전주(0~6세 8.4명·7~18세 1.9명) 대비 각각 약 1.7배, 1.3배 늘었다.

매년 6~9월에 유행하는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보통 5월쯤부터 환자 수가 늘다가 여름철 유행이 본격화하며 '수족구'(手足口)란 이름처럼 입 안과 손발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직접 접촉이나 비말을 통해 사람 간 전파되는데,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수영장 물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수족구병은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제한된 공간에 모여 단체생활하는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식욕부진·인후통·무력감 및 혀·잇몸·뺨 안쪽·입천장 통증성 피부병변 등이 있다. 감염 환자 대부분 7~10일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증상 악화 시 합병증으로 발열·두통·경부(목) 강직증상 등을 보이는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는 뇌간 뇌척수염·신경인성 폐부종·폐출혈·쇼크 등도 나타난다.

올해도 유행기인 여름에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늘고 있는 만큼 예방에 대한 주의가 강조되고 있다. 올해 17주(4월20~26일) 전체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은 0.6명에서 22주(5월25~31일) 2.2명을 기록한 뒤 △24주(6월8~14일) 2.5명 △25주 5.9명 △26주 9.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두 달 새 의심환자 비율이 16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0~6세 영유아 의사환자분율은 17주 0.8명에서 26주 14.2명으로 약 18배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연간 수족구병 환자 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022년 25만5849명 △2023년 30만3461명 △2024년 39만1376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최근 3~4년간 수족구병 유행이 크지 않아 지역사회 내 집단면역력이 낮아지면서, 면역력과 개인위생이 취약한 영유아를 중심으로 유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 관계자는 "수족구병은 해마다 유행 규모가 다르고 인구집단 감수성 여부와 주요 병원체, 개인위생 등 여러 요인이 유행 배경으로 꼽힌다"며 "잠복기는 3~7일로, 발병 첫 주에 가장 전염성이 크지만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몇 주간 지속적으로 전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수칙을 준수해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문가들은 외출 후, 식사 전·후, 환자를 돌본 후 반드시 손을 씻는 등 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유아가 밀집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선 공용 장난감, 놀이기구, 문손잡이 등 손 닿는 집기를 철저히 소독해 관리하고 영유아가 식사 전·후 및 화장실 사용 후 개인 예방 수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안내가 필요하다. 수족구병에 걸린 영유아는 회복될 때까지 어린이집 등의 등원을 자제해야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바이러스성질환의 경우 인플루엔자·코로나19·C형간염 등 일부 질환 외에는 별도 치료제가 없고 수족구병은 병원체가 다양해 백신 개발이 어렵다"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 예방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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