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재산에도 매기면서, “피 검사 최소 2년 간격으로”…중년에게 4년은 너무 먼 이유?
![평생 아끼고 아껴서 겨우 서울에 아파트 한 채 마련했는데, 월 30만 원의 건보료는 생활비를 걱정하는 퇴직자에겐 거액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8/KorMedi/20250708142827691zyiv.jpg)
"더 일찍 혈액검사를 했더라면…2년 사이 몸이 엉망이 됐어요"
50, 60대는 직장, 경제 생활의 변화 뿐 아니라 몸의 변화도 심한 시기이다. 해마다 수많은 명퇴-해고자가 쏟아지는 연령대이다. 식당 등 자영업에 나섰다가 퇴직금을 날리는 사람도 많다. 가족 부양-자녀 학비 마련에 골몰하느라 자신의 건강에는 신경을 못 쓴다. 이럴 때 국가건강검진은 큰 도움이 된다. 40세 이상은 위내시경을 2년마다 할 수 있고, 매년 대변검사(분변잠혈검사)를 통해 대장암 위험 신호도 알 수 있다. 이상이 있으면 대장내시경을 받게 된다.
혈액 지질 검사 4년에 1번…중년의 몸은 6개월마다 변할 수도
국가건강검진에서 혈액-혈관을 살피는 지질(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검사는 4년마다 한다. 건강에 신경 쓰는 중년이라면 매년 자비로 할 수 있지만, 자영업에 지친 사람들은 건너뛰기 쉽다. 주위에서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에 걸린 것을 보면 "나도 피 검사 해야 되는데…" 생각하면서도 결국 일터로 향한다. 국가검진의 대변검사, 위내시경은 꼭 하는 사람도 혈액 검사가 없는 해에는 방심하기 쉽다. 미리 혈액 검사로 피 상태를 파악하면 위험한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진단이 나오면 긴장해서 음식 조절, 운동으로 몸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4년은 너무 길다. 특히 중년의 몸은 6개월 사이에도 크게 변할 수 있다. 혈액 상태를 모른 채 젊을 때처럼 고열량-고지방-고탄수화물 섭취, 운동 부족인 생활을 하면 핏속에서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바로 고지혈증이다. 여기에다 HDL콜레스롤까지 부족하면 이상지질혈증이다. 생명을 위협하고 장애가 남을 수 있는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증) 등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증상이 없다. 피 검사를 하지 않으면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에 걸린 줄 모른다. 일찍 피 상태를 파악해서 생활습관을 관리할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지질 검사 4년마다 했더니 "내가 이상지질혈증?"…심장병으로 악화될 수도
혈액-혈관 상태를 연구-치료하는 의사들의 학회인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국가건강검진 이상지질혈증 검사 주기가 4년에 1번이어서 질환 인지율이 떨어진다. 검사 주기를 단축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매년 늘고 있는데 이를 일찍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은 미비하다는 주장이다. 이 학회가 발표한 '2024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22년 22.4%나 됐다. 2007년 8.8%에서 2.5배 이상 증가했다. 20세 이상 4명 중 1명이니 엄청난 숫자다. 이 상황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관리하는 조절률은 54.1%에 불과, 병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의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27만 5183명(2023년 기준)으로 전체 사망의 78.1%였다. 사망원인 순위를 보면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순이다. 암은 위암, 대장암 등 여러 장기의 개별 암을 합한 것이다. 단일 장기로는 심장 질환이 사실상 사망원인 1위이다. 뇌혈관질환은 4위, 당뇨병은 6위에 올라 있다. 진료비는 본태성 고혈압이 4.4조 원, 2형 당뇨병은 3.1조 원이나 들었다. 피 검사를 통해 당화혈액소를 주기적으로 파악하면 당뇨 전 단계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결국 당뇨병 진료비를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매월 건보료 꼬박꼬박 내는데…개인 비용으로 매년 피 검사?
일본은 혈액 검사를 1년마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질 검사(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당뇨 검사(공복혈당, 당화혈색소)를 매년 실시해 국민들의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에 기여하고 있다. 해마다 검사를 한 결과, 혈액 상태를 빨리 파악해서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위험한 심장-뇌질환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병을 예방하니 건강보험에서 나가는 당뇨병, 심뇌혈관병 진료비도 덜 든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진료비도 아끼는 일석이조의 정책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사 주기가 4년으로 멀어진 것은 2018년 나온 정부의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의 타당성 평가 자료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진 연령도 남성-여성 20세 이상에서 남성 24세 이상, 여성은 40세 이상으로 조정했다. 4년 사이에 혈액, 혈관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없다. 먹고 살기에 바쁜 중년들이 개인 비용으로 매년 피 검사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중 소매업·음식점업 비중이 45%나 됐다(6일 국세청 국세 통계). 경기 침체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여실히 드러났다. 직장에서 잘린 후 퇴직금으로 식당을 차린 사람들은 노후 준비가 엉망이 됐을 것이다. 온갖 스트레스로 몸져 누운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들이 매년 자비로 동네병원에서 피 검사를 할 여유나 있을까? 이들은 쪼들리는 와중에서도 꼬박꼬박 건보료(건강보험료)를 냈을 것이다.
힘들게 마련한 집 한 채에도 매기는 건보료…퇴직자, 자영업자의 건강은?
심장-뇌혈관질환 예방에 꼭 필요한 혈액 검사는 최소한 2년마다 해야 한다. 일본처럼 1년마다 하면 더욱 좋지만...직장인은 건보료를 회사에서 절반을 부담하지만 퇴직자-자영업자는 오롯이 혼자서 내야 한다. 그것도 해외여행 한번 안 가고 장만한 집 한 채에도 매긴다. OECD 국가에서 재산에도 건보료를 매기는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일본은 국민 불만이 높아지자 다소 완화했다.
건강보험에서 진료비가 많이 지출되는 것은 병을 늦게 발견한 경우다. 조기 검사-검진을 통해 병을 예방하는 것이 전체 의료비 절감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혈액 검사도 마찬가지다. 혈액 검사의 간격을 4년으로 늦춘 정책 결정자의 마음을 알 길이 없다. 왜 그랬을까? 선제적인 혈액 검사로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의 진행을 미리 파악해야 사실상 사망원인 1위인 심장병을 막을 수 있다. 진료비를 절감해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매월 힘들게 건보료를 내고 있는 퇴직자, 자영업자의 혈관 건강까지 살펴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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