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벗나…한국 밖에서 날개 펴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네이처셀, 조인트스템 FDA 혁신치료제 지정


한국에서 잇단 논란으로 기를 못 편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미국·일본에서 상업화 속도를 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네이처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가 올해 하반기부터 척추 적응증에 대해 미국 내 임상 1상 시험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미국에서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을 한 데 이어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시험도 시동을 건 것이다.
TG-C는 사람 연골 세포가 있는 1액과 연골 세포가 잘 자라게 돕는 유전자(TGF-β1)를 넣은 형질전환 연골 세포로 이뤄진 2액을 혼합한 의약품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 임상시험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까지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을 선정하는 계약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 임상 시료 투약 병원에서 척추 적응증 대상 환자 24명에 TG-C를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TG-C는 원래 2017년 인보사란 이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9년 2액에 연골 세포 대신 신장 세포가 들어간 것으로 밝혀져 그해 식약처가 판매 중단과 품목 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단은 달랐다. FDA는 1년가량 조사해 섞여 들어간 세포가 안전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해 미국 임상 3상 시험 재개를 허용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0년 4월부터 미국에서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시작해 작년 7월 환자 투약을 마쳤다. 현재 2년간 추적 관찰을 하고 있다. 추적 관찰 종료 예상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FDA는 척추 또한 무릎과 마찬가지로 TG-C의 임상시험에 안전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적응증 확대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각자대표)는 “TG-C의 무릎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척추 임상시험에 진입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적응증을 확대하면 그만큼 치료 범위가 커져 글로벌 신약이 될 가능성도 커진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각자대표)는 “척추 질환은 무릎 골관절염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으로 환자 수가 매우 많고 현재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라며 “초기 임상시험 결과만으로도 기술 이전이 유망하다”고 했다.

네이처셀의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은 지난 4월 미국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혁신 치료제 지정은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시판 허가 심사 과정에서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제도다. 회사는 중증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 대상 국내 임상 3상 시험과 3년간 추적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았다고 했다.
회사에 따르면 환자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만든 조인스트템은 1회 무릎 관절강에 주사해 중증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연골 재생 작용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통증 감소와 관절 기능 개선 효과를 최소 3년간 지속시킬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지난해 10월엔 FDA로부터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 지정도 받았다.
조인트스템도 잇단 논란으로 한국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앞서 회사는 2017년 6월 식약처에 조인트스템을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로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나 이듬해 식약처가 반려했다. 치료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021년에는 정식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나 2023년 또 반려됐다.
그 사이 회사 임원들이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품목 허가 신청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해 부당 이익을 취득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1심, 2022년 2심, 2023년 대법원 모두 라정찬 네이처셀 회장을 비롯한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네이처셀은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의료기관에서 제한 없이 줄기세포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법으로 허용했다. 일본에서 조인트스템은 관절염부터 파킨슨병까지 16가지 질환에 쓰이고 있다. 네이처셀은 지난 4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5 세계엑스포에 참가해, 일본 관계사 재팬엔젤스템셀과 함께 독립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이밖에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후보 ‘펙사벡(Pexa-Vec)’도 2019년 간암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실패를 겪은 뒤 다른 암종으로 타깃을 바꾸고, 미국 리제네론과 협력을 진행하는 등 재기를 노리고 있다. 펙사벡은 우두 바이러스를 암세포에만 감염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것이다.
지난해 신라젠은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성분명 세미플리맙)와 펙사벡을 병용하는 임상 2상 시험 결과 리브타요 단독 요법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회사는 펙사벡을 해외에 기술이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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