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업박물관 '양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展…9월14일까지

박지혜 기자 2025. 7. 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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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시간 읽어낸 선조들의 지혜

농사 흐름·농업기술 발전 한눈에
세개의 다리 특징 '양부일구' 소개
절기마다 사용된 농사 도구도 전시
▲ 국립농업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전경.

조선 시대, 여덟 종류의 곡식을 본 떠 하늘에 별자리로 삼은 팔곡성(八穀星)은 한 해 농사의 흉작을 점치는 길라잡이였다. 팔곡성의 별이 밝으면 여덟 가지 곡물이 모두 잘 익고, 어두우면 잘 익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별이 모두 보이지 않으면 나라에 큰 기근이 든다고 믿었다.

하늘의 시간은 경작과 수확의 기준이었다. 선조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풍년을 기원하고, 하늘의 시간을 읽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마치 하늘의 모습을 본뜬 듯한 둥그런 그릇에 태양 빛이 만든 그림자로 우리 고유의 시간을 찾아낸 '앙부일구'는 그런 노력 속에서 탄생했다.

국립농업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은 하늘의 시간을 읽어내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의 탐구 정신과 철학적 지혜를 엿볼 수 있다.
▲ 국립농업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전경.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를 통해 별무리의 움직임을 감상하다 보면, 가장 먼저 1부 '하늘을 바라보다'로 이어진다. 해가 뜨기 전, 붉은 새벽을 상징하는 1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풍년을 기원하고, 국가의 운명을 점치기 위해 하늘을 관찰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섹션이다.

조선 시대 천문도를 돌에 새긴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에는 당시 동아시아에서 관측할 수 있던 1467개의 별과 별자리들이 표현돼 있으며, 충남 서산시 덕지천동에서 사용하던 '농기'에는 물을 다스리는 청룡의 모습과 '천하대본(天下大本)' 글씨를 통해 농사를 근본 삼았던 당대 사람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다.
▲ 국립농업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전경.
▲ 국립농업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전경.

이어지는 2부 '하늘에 물어보다'에선 농사를 위해 오랜 세월 걸쳐 쌓아온 경험과 지혜, 과학기술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다. 해가 가장 높게 뜬 푸른 하늘을 상징하듯 다양한 형태의 해시계는 물론, 시간을 담고 있던 앙부일구의 미디어 아트를 통해 땅과 사람, 하늘이 공존하는 모습과 계절과 농사의 흐름을 실감 나게 체험해볼 수 있다.

특히 하늘의 질서와 의미를 읽어내던 앙부일구 중에서도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특별한 '앙부일구'도 만나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4개의 다리를 갖는 다른 앙부일구와 달리, 이번에 소개되는 소장품은 세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1860년 이한철이 그린 '석파정도' 속에서도 다리 세 개의 앙부일구를 확인할 수 있는데, 13개의 절기선을 갖는 다른 앙부일구들과 달리, 태양 고도의 변화가 적은 동지와 하지를 생략한 11개의 절기선을 갖는 것과 3줄로 된 꽃봉우리 모양의 영침도 특징적이다.

마지막으로 3부 '하늘을 읽다'에서는 우리 고유의 시간 체계를 세우고, 농사에 적합한 24절기를 마련해낸 과정을 알아볼 수 있다. 태양의 에너지로 초록으로 물든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섹션이다.

오늘날 기상청처럼 하늘을 읽었던 조선시대 관상감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경국대전', 사계절에 하는 농사일과 백성들의 고된 모습을 담은 회화 '빈풍칠월도', 절기마다 사용된 농사 도구와 활동 등을 만나볼 수 있다.
▲ 국립농업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전경.

전시를 기획한 이윤희 농업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해시계인 앙부일구를 통해 우리만의 시간과 농사 체계를 확립했던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며, "앙부일구는 고유의 절기와 농사 기술 발전 확립에 기초가 된 도구로, 특히 소장품인 앙부일구가 국가유산으로 등재되길 바라며 전시를 준비했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풍요를 담는 앙부일구와 농업의 발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4일까지 진행된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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