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장 퇴직수당은 지자체 몫⋯양주·포천 ‘속앓이’
부시장 퇴직수당, 시·군 예산서 전액 부담
1년도 못 채운 부시장 양주·포천 각각 5명
시장·군수협의회 논의했으나 제도 개선 미흡

경기도에서 전보된 부시장들이 기초지자체에서 명예퇴직할 경우, 수천만원의 퇴직수당을 해당 시·군 예산에서 전액 부담하는 구조적 모순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인천일보 8일 자 1면 '부시장 '짧은 재임 기간'에 정책은 공백'>
인사권은 경기도에 있지만, 퇴직금 부담은 기초단체에 떠안는 현행 인사 체계에 '책임 없는 순환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주시와 포천시는 지난 2003년 시 승격 이후 각각 20명과 17명의 부시장이 부임했다. 이 중 총 9명이 명예퇴직을 선택했고, 이들에게 지급된 퇴직수당은 총 3억5884만원에 달한다.
부시장직은 대부분 경기도청 소속 고위공무원이 전보되는 구조다. 일정 기간 근무 후 상급 기관으로 다시 복귀(전출)하면 지자체가 퇴직수당을 부담하지 않지만, 퇴직을 선택하면 퇴직수당은 전액 지자체 예산으로 지급된다.
실제 양주시는 오용근(6대)·김준호(7대)·조학수(15대)·김종석(16대) 등 4명에게 총 약 1억6300만원을 지급했다. 포천시도 서동기(5대)·신석철(6대)·이기택(7대)·김한섭(8대)·민천식(10대) 등 5명에게 총 약 1억9580만원을 부담했다.
심지어 일부 부시장은 1년도 채우지 못한 단기 임기 뒤 퇴직수당을 수령해 형평성 논란이 거세다. 양주시 오용근 부시장은 6개월(182일) 근무 후 4880만원, 김준호 부시장은 7개월(208일) 근무에 5939만원을 받았다. 포천시도 김한섭 부시장이 10개월(308일) 근무한 뒤 3524만원을 받았다.
이 같은 명예퇴직 관행은 행정 연속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양주시 부시장 평균 재임 기간은 405일(1년 1개월), 포천시는 472일(1년 3개월)에 불과하다.
양주에서는 1년 이하 재임자가 5명, 1년 2개월 이내까지 넓히면 8명에 달한다. 1년 6개월 이상 장기 근무자는 단 3명뿐이다. 포천시도 박창화 부시장이 165일 만에 전출하는 등 1년 미만 부시장은 5명에 이른다.
이 문제는 양주·포천에 국한되지 않는다. 도내 다수의 시·군이 비슷한 부담을 안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직후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가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으나,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포천시 관계자는 "도에서 전보된 부시장이 6개월 근무하고 퇴직해도 퇴직수당은 모두 시 예산에서 지급된다. 이는 정책 연속성과 책임성이 흔들리는 구조"라면서 "광역과 기초지자체는 인건비가 정해져 있는데, 퇴직수당을 지급하면 그만큼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다"라고 토로했다.
양주시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한 퇴임 공무원도 "명예퇴직은 원래 장기근속 인센티브인데, 1년도 못 채운 단기 재임자에게 수천만 원을 주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벗어난다"라며 "최소 근무 기간 의무화와 퇴직수당 분담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포천·양주=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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