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비밀노트⑩] 시니어도 GD·제니의 ‘끼’ 있어...중후한 워킹에 인생 깃들어있죠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5. 7. 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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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향 시니어패션모델협회 이사장
뷰티업 종사하며 시니어모델 가능성 봐
800명 모델 양성·경쟁률 6대1 달하기도
이마 주름·흰 머리도 시니어의 ‘멋’
美관심 가지는 男시니어 모델 늘어
부부 시니어 모델로 뮤지컬 출연도
“K-시니어 문화사절단 꾸리는 게 꿈”
윤일향 시니어패션모델협회 이사장.
“전 세계에 K-시니어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시니어패션모델협회의 윤일향 이사장(54)은 액티브 시니어의 찬란한 인생 2막 설계를 돕는 인물이다. 과거 뷰티 업계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종사한 그는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5060세대 시니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깨달았다.

최근 윤 이사장은 서울 성동구청에서 진행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우연히 방문한 패션쇼에서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는 시니어 모델의 중후한 워킹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그 시니어 모델의 뒤로 그분의 인생이 밀려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존 생각의 틀을 깨는 신선한 자극을 받은 윤 이사장은 이후로 시니어 모델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먼저 그는 시니어의 ‘멋’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노화의 상징인 이마의 주름과 흰 머리가 과연 숨겨야만 하는 요소일까. 아름다움을 젊음만이 아닌 노련함, 편안함, 중후함의 관점으로도 본다면 “주름과 흰머리도 노년만의 매력이 될 수 있다”는 게 윤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후 그는 시니어 모델 양성의 길에 나섰다. 윤 이사장은 “시니어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느라 젊을 때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며 “인기 아이돌인 지드래곤(GD), 제니 모두 그분들의 후손이다. 숨어 있는 유전자 발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시니어 모델.
실제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는 이들은 자존감이 높아지고,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협회는 현재 주로 서울 내 관공서와 협의해 오디션을 통해 시니어 모델을 선발하고 있다. 한 번에 약 30명 정도를 선발하는데, 경쟁률은 6대1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선발되면 6개월 정도 체계적인 교육을 거친다. 이후 관공서나 기업의 행사에 러브콜을 받아 출연하는 등 모델로서 제2의 인생을 공식적으로 살게 된다. 현재까지 협회가 배출한 시니어 모델만 800여명에 달한다.

성비는 어떨까. 과거엔 여성 시니어가 많았지만, 최근엔 남성 시니어 비중이 늘고 있다고 한다. 윤 이사장은 “남성 시니어 모델은 여성 시니어와는 다른 매력을 뽐낼 수 있다”며 “변화하는 시대상에 알맞게 남성 시니어의 뷰티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감동적인 스토리도 있다. 서울 시니어 일자리지원센터를 통해 시니어 모델로 선발된 배서웅 씨는 과거 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후 우울증을 겪었다. 괴로워하던 배씨는 6개월 동안 두문불출하며 바깥세상과의 연을 끊었다고 한다. 이후 아내의 제안에 용기를 내 함께 시니어 모델에 도전한 후 현재는 부부 모델로서 뮤지컬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시니어 모델 배서웅 씨. 사진=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
과거 용인대 미용경영학과 겸임교수로도 이름을 올린 윤 이사장은 오는 9월부터는 명지대 미래교육원의 융복합예술원장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시니어 모델뿐만 아니라 시니어 밴드, 뮤지컬, 연기·보컬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최종 목표는 한국을 대표할 K-시니어 문화사절단을 만드는 일이다. 협회는 8월 말 여성가족부와 함께 2025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대회에서 시니어 한복 패션쇼를 진행한다. 이 무대를 계기로 윤 이사장은 향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한국 시니어의 매력에 대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윤 이사장은 “요즘 외국인 사이에서도 ‘한국 시니어, 너무 멋지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며 “아이돌뿐만 아니라 시니어도 K-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향후 협회는 7월 중 청년들 사이에서 가장 힙한 장소로 유명한 서울 성수동에 패션 사무실을 차릴 예정이다. 시니어도 성수의 문화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연령과 관계없는 세대 간의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그의 말에서 힘이 느껴졌다.

윤일향 시니어패션모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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