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안되는 집안’ 국민의힘

권혁범 기자 2025. 7. 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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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직 사퇴와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부 인재가 마땅찮아 한때 ‘정적’이었던 외부 인사를 대통령 만들었더니 비상계엄 ‘헛발질’로 파면. 쫓겨난 전직 대통령은 형사재판과 특검 수사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려다 두 번째 구속 위기에 몰렸죠.

비상계엄에 이은 전직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당이 선출한 후보를 또다시 바깥에서 들인 인물로 ‘강제 교체’하려다 역풍만 맞고 실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전직 대통령을 편드는 세력은 끝까지 꿈틀거렸고, 당은 분열했습니다. 선거에선 ‘누구나 예상했던’ 패배.

상대 당이 배출한 새 대통령 정책에는 끊임없이 반기를 듭니다.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결사반대, 국회 본회의 추가경정예산안 표결 불참 등등. 그러나 ‘107석 소수 야당’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죠. 그들의 결기는 번번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칩니다. 민심도 그들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 보수 정당인데, 자성하고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파면당한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했으며, 어정쩡한 사과로 제 할 일 다했다고 여기는 듯하죠. 당내 일부는 “국민이 오해하고 있다”며 국민 탓을 합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정상 정당 ▷대중 정당 ▷전국 정당의 길은 아득해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얘깁니다. ‘야당 살이’ 한 달이 매우 힘에 부치는 모양입니다. 민심과 공감하지 못하는 행보는 7일에도 계속됐습니다. 떠들썩하던 ‘혁신의 문’을 열지조차 못했죠. 닻을 올린 동시에 좌초.

안철수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혁신위원장 사퇴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위 인선을 발표한 지 불과 30여 분 만입니다.

안 의원은 “절박한 심정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지만,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닥쳤다”며 “최소한의 인적 쇄신안을 비대위에서 받을 수 있는지 의사부터 타진했다. 결국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사퇴 배경을 밝힙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상임위 간사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워하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인적 쇄신안을 거부했다는 안 의원 주장에 “백서를 통해 대선 과정에서의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책임질 부분, 누가 책임질지 등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혁신위와 비대위에서 조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게 일의 순서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의원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인선을 발표했다’는 언급엔 “합의되지 않은 인사가 포함돼 발표된 사안은 없다”는 말이 지도부에서 나왔습니다.

사그라지지 않는 당내 갈등을 잘 드러낸 코멘트도 있습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안 의원의 혁신위원장 사퇴와 당권 도전을 두고 “참으로 나이브하다. 정치적으로 어리석다”고 비판하면서도 “역시 대단한 건 친윤(친윤석열)이다. 당 대표 여러 명 날린 것도 모자라 혁신위원장도 붙였다 뗐다 마음대로”라고 꼬집었죠.

‘혁신의 문’이 아직 열리지도 않았으니, 빛이 비집고 들어올 틈도 없습니다. 반면 여당은 ‘햇볕 잘 쬐는 남향집’.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7일 나왔습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62.1%가 ‘잘함’이라고 답했습니다. ‘잘못함’은 31.4%, ‘잘 모름’은 6.5%.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직후부터 4주 연속 오름세입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잘함’이라는 응답은 2.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53.8%로 전주보다 3.2%포인트 올랐습니다. 국민의힘은 1.2%포인트 내린 28.8%.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은 ‘107석 설움’보다 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지 모릅니다. 그때 또 ‘국민 탓’하는 일 없길 바랍니다.

※본문에 사용된 두 조사는 모두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가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정당 지지도 조사가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각각 6.5%와 6.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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