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미넨시를 클럽월드컵 4강으로 이끈 40세 ‘괴물’ 티아구 실바, “첼시 꺾고 특별한 날 만들겠다”

김세훈 기자 2025. 7. 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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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구 실바. AFP



40세, 하지만 여전히 ‘괴물’이다. 브라질 전설적인 수비수 티아구 실바가 고향팀 플루미넨시로 돌아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4강 무대에 올랐다. BBC는 8일 “그의 복귀는 단순한 귀향이 아니다”라며 “그는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했고 세계 무대 정상권으로 견인하는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고 전했다.

실바는 지난해 12월 강등권에 있던 플루미넨시를 구한 뒤, 감사의 표시로 경기장을 무릎 꿇고 종단하며 뜨거운 감동을 남겼다. 그는 9일 새벽 4시(한국시간)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자신이 과거에 뛴 첼시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 플루미넨시는 인터밀란과 알힐랄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실바가 이끄는 수비진은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실바는 여전히 첼시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아들은 현재 런던에 거주하며 첼시 유소년 팀에서축구를 하고 있다. 실바는 지난해 두 차례 첼시 훈련장을 방문한 뒤 농담으로 “나는 스파이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바는 ‘O Monstro(괴물)’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위압적인 수비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고 그의 인생 자체가 괴물 같은 서사로 가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우 데 자네이루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 평탄치 않은 유년기를 지나 20세에 브라질 2부 리그 주벤투지를 떠나 포르투갈의 포르투 B팀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리저브 팀으로 태국 원정 도중 감기 증세를 느낀 그는 디나모 모스크바로 임대된 직후 숨쉬기조차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결핵 판정을 받았고, 모스크바 병원에 6개월간 격리 치료를 받았다. 의사들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생명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실바는 1년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브라질로 돌아가 플루미넨시에 입단해 커리어를 재건했다. 이후 AC밀란과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세계 최고 수비수 반열에 올랐고, 브라질 국가대표로 113경기를 뛰었다. 첼시 소속으로 그는 2021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UEFA 슈퍼컵과 클럽 월드컵 우승컵도 안았다.

실바는 단순한 주장 이상 역할을 한다. 인터밀란전에서 1-0으로 앞선 플루미넨시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시달렸다. 쿨링 브레이크 도중, 실바는 선수들을 모아 전술 조정을 제안했고, 이를 중계 카메라가 고스란히 포착했다. 그는 수비를 5-4-1로 전환하고, 스트라이커 에베랄두를 윙으로, 플레이메이커 존 아리아스를 최전방으로 이동시키자고 제안했다. 레나투 가우쇼 감독은 이 의견을 수용했고, 플루미넨시는 후반 막판 역습으로 쐐기골을 넣으며 구단 123년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레나투 감독은 “티아구는 경기장 위의 감독이다. 유럽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첼시 선수들도 잘 파악하고 있다”며 “경기 중 팀 동료들에게 많은 말을 건네고, 그의 경험과 품격은 우리에게 결정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재정적으로는 미운 오리 새끼일지 몰라도, 월드컵 우승이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밟고 있는 실바는 “감독과 주장 사이의 교류는 중요하다. 레나투 감독은 내 의견에 귀 기울일 만큼 열린 사고를 가졌고, 그것은 모든 감독이 가진 미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BBC는 “선수들이 은퇴를 택할 나이에, 실바는 다시 ‘정점’에 섰다”며 “플루미넨시의 주장, 수비 리더, 그리고 감독의 파트너로서 그가 첼시를 상대로 또 한 번의 기적을 쓰게 될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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