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체질 개선' 제약바이오 기업, '전문가 모시기 뜨겁다'
C레벨 강화로 글로벌 도약·지속 성장 발판 마련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경영총괄, 최고제품책임자(CPO) 등 핵심 C레벨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하고 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전문 경영인들의 역량을 통해 기업 신뢰도와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리고, 신약 개발·기술 상용화·글로벌 진출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이를 통해 경영 체질 개선과 글로벌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알테오젠·자회사, 품질·마케팅 전문가 영입
8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은 전날(7일) 바이오의약품 CMC(화학·제조·품질) 분야 권위자인 이영필 박사를 부사장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LG생명과학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24년간 CMC 총괄 경험을 쌓았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알테오젠은 이 부사장의 합류로 파이프라인의 제품화·상업화 실행력을 대폭 강화하고, 품질관리 및 생산 체계 고도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술이전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과정에서도 핵심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알테오젠의 영업마케팅 자회사인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도 지난 4월 한국얀센 출신인 고진국 대표를 선임했다. LG생명과학 등을 거친 고 대표는 신제품 출시, 제품 포지셔닝, 병원 진입 전략 등 마케팅 특화 전문가로, 특히 빠른 시장 확산과 제품 기반 확대 전략에 강점을 갖고 있다.
고 대표는 지난해 7월 국내 허가를 받은 알테오젠의 첫 자체 품목인 히알루로니다제 '테르가제'의 병원 진입을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상용화 기반을 다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테르가제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마취과 등에서 통증 관리를 위해 리도카인이나 스테로이드와 병용 투여해 부종을 줄이거나 약물 흡수를 빠르게 하는데 사용하는 약물이다.
오스코텍·제뉴원, 재무 전문가 영입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 원개발사인 오스코텍과 국내 합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제뉴원사이언스는 각각 재무 전문가를 외부에서 수혈했다.
오스코텍은 지난 2일 전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 신동준 전무를 CFO로 신규 선임했다. 신 CFO는 27년간 증권사 리서치, 자산운용, IB 등을 두루 경험한 자본시장 전문가로, 한국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을 거쳤다. 그는 수차례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으며 업계 흐름에 대한 통찰력과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강점이다.
오스코텍은 그의 금융권 경험을 바탕으로 투명한 재무 전략과 주주 소통 강화,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 글로벌 기술이전이나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신 CFO의 역량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뉴원사이언스도 지난달 한국P&G, 다이슨코리아, 지오영 등에서 활동한 정재웅 본부장을 CFO로 영입했다. 그는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재무뿐 아니라 법무, HR, 전략 기획 등 전사적 경영 경험을 축적한 복합형 경영 전문가다.
특히 지오영에서는 지난해 블랙스톤과 같은 대형 사모펀드로부터 지분을 인수하거나 매각하는 거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며 실무 능력을 입증했다. 정 CFO의 합류로 제뉴원사이언스는 글로벌 수준의 재무 운영 체계를 갖추고, 해외 투자자 신뢰 확보 및 M&A 추진에 전략적 기반을 강화할 전망이다.
오스코텍과 제뉴원사이언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확대됐으나 영업손실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스코텍은 202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제뉴원사이언스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삼진·휴메딕스, 마케팅 전문가 선임
제품 상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기업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전문가를 받아 들인 곳도 있다.
진통제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은 5월 얀센의 한국·홍콩·대만 법인장을 역임한 김상진 사장을 경영총괄로 선임했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제약사를 아우르는 풍부한 사업 운영 경험과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조직 체질 개선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강점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의 글로벌 경험은 삼진제약의 해외 시장 개척, 신사업 발굴, 조직 혁신 등 전방위 전략 실행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제휴 및 기술수출 확대에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에스테틱 전문기업 휴메딕스는 지난 1일 강민종 영업마케팅 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승진시켰다. 사노피코리아, 휴젤 등에서 글로벌 및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전략, 유통, 세일즈조직 운영 경험을 쌓은 실무형 경영자다.
휴메딕스는 강 대표의 주도 아래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미용·에스테틱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지속 성장 위한 기업 체질 개선
업계에서는 이 같은 C레벨 재편 흐름이 단순한 인사 변화가 아니라 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글로벌 시장에 걸맞은 경영 DNA를 심기 위한 전략적 시도라고 해석한다.
특히 △R&D 성과의 상업화 △글로벌 임상·허가·생산 확대, △투자유치 및 상장 전략 등 복합적 과제들을 추진해야 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각 분야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리더의 존재가 지속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 글로벌 진출, 투자 유치, 상업화 전략 등 복합적 과제를 안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있어 각 분야 전문가의 전략적 리더십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C레벨 영입을 통해 위기 대응을 넘어 다음 성장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확실한 모멘텀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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