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스칼렛 오하라’ 비비안 리 [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1940년 4월 3일 조선일보 4면에 ‘아카데미상 ‘바람과 함께-’가 독점/ 여배우상은 신인 비비안 리에게’ 기사가 실렸다. 일제에 의해 강제 폐간되기 넉 달 전이었지만 미국 영화상인 아카데미상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2단 제목 기사에서 여러 부문 수상작을 대부분 소개했다. 비비안 리 사진도 2단 크기로 함께 실었다.

1940년 12회 아카데미 상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9관왕에 올랐다.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 역할을 연기한 비비안 리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비비안 리(Vivien Leigh·1913~1967)는 잉그리드 버그만(1915~1982), 오드리 햅번(1929~1993), 엘리자베스 테일러(1932~2011)와 더불어 한국인에게 사랑을 받은 여배우의 원조 격이다.
비비안 리는 1952년 24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받는다. 한국은 당시 6·25전쟁 중이었다. 미국 영화 시상식 소식까지 실을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찾지 못했다.
미국 소설가 마거릿 미첼이 쓴 장편을 원작으로 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미국에선 1939년 12월 개봉했지만 한국에서 개봉된 때는 1957년 3월 25일이었다. 이달 14일자 조선일보 2면 하단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한국 개봉 광고가 실렸다. ‘1957년은 한국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상영되는 역사적인 해다!’ ‘역사적인 한국 대개봉 일자 결정! 드디어 3월 25일!!’이라고 자못 흥분한 듯 카피를 달았다. 영화는 서울 수도극장과 국도극장에서 동시 상영이 결정됐다.

개봉 광고는 이후에도 계속됐다.16일자 2면에 ‘2대 극장 동시 상영 25일부터 수도 국도’라는 타이틀을 달아 실렸고, 20일자에는 1면 하단에 ‘세계 영화사상 최대의 명화’라는 카피를 단 광고가 실렸다. 개봉 직전인 22일과 24일에도 잇달아 광고를 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세계적으로도 1950년대 최고 수입을 올린 영화(1960년 1월 7일자 3면)였고, 원작은 25년간 95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1961년 3월 29일자 4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앞서 비비안 리와 로버트 테일러 주연 1940년 영화 ‘애수(Waterloo Bridge)’가 먼저 개봉했다. 전쟁 때인 1952년 10월이었다. 사랑하는 남자가 전장에서 죽은 줄 알고 거리의 여자가 된 여주인공 비비안 리의 처지에 전쟁 겪은 많은 한국인들이 감정이입하며 눈물을 흘렸다.

비비안 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은 7월 9일 건조한 문체의 1단 기사로 실렸지만, 이틀 후인 11일 3단 크기 오비추어리 기사로 ‘영원한 스칼렛 오하라’를 추모했다. 제목은 ‘바람과 함께 영원히 간 비비안 리/ 인도서 출생 39년에 데뷔/ 아카데미 주연상 두 번 타고/ 59년 올리비에와 20년 결혼생활 청산’이었다.

한편 1994년 오늘인 7월 8일 북한 김일성이 사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망한 날도 2022년 7월 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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