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25년…검증은 뒷전, 정쟁만 남았다[우보세]

김훈남 기자 2025. 7. 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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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인사청문 보고서 미채택률이 오르는 것은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의 눈높이가 높아져서가 아니다.

인사청문 제도 도입 초기 대표적인 낙마 사유였던 '위장전입'이 이제는 "부적절했다"는 사과 한마디로 넘어가고, 지명 이후에 체납 세금·과태료 납부를 서두르는 일부 공직 후보를 보면 검증 기준이 까다로워졌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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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 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6.24.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 제도는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 제정으로 도입됐다.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을 거치게 하고 이를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인사청문 제도는 국민이 공직 후보의 업무 수행 능력과 도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인사청문회는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권의 국정운영이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최우선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국무총리를 비롯해 내각을 구성해야 하는 정권 초기, 잇따른 인사청문회는 곧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이 걸린 첫 '시험대'가 된다.

그런데 정권을 거듭할수록 인사청문 보고서 미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인사청문 대상이 모든 국무위원으로 확대된 건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이다.

국회입법조사처와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에선 81명 중 5명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돼 인사청문 보고서 미채택률이 6%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이명박 정부 들어 23%로 급등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15%로 주춤했다가 문재인 정부에선 다시 28%로 치솟았다.

파면 전까지 임기 3년 동안 여소야대 국회를 상대했던 윤석열 정부는 인사청문회 61회 중 청문보고서 채택 사례는 36건에 불과했다. 10명 중 4명이 국회의 인사 검증을 제대로 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제 막 출범한 이재명 정부 역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김민석 국무총리를 임명하는 선례를 남겼다.

인사청문 보고서 미채택률이 오르는 것은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의 눈높이가 높아져서가 아니다. 인사청문 제도 도입 초기 대표적인 낙마 사유였던 '위장전입'이 이제는 "부적절했다"는 사과 한마디로 넘어가고, 지명 이후에 체납 세금·과태료 납부를 서두르는 일부 공직 후보를 보면 검증 기준이 까다로워졌다고 보기 어렵다.

인사청문 보고서 미채택률이 높아진 건 공직 후보를 둘러싼 정쟁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야당은 정권 견제와 도덕성 흠집 내기를 위해 각종 의혹을 들고 나오고, 이에 맞서는 집권여당은 무조건적 방어에 나선다.

보고서 채택 여부는 인사청문 특별위원장이 어느 당 소속이냐에 달린 탓에 주도권을 쥔 진영이 마음만 먹으면 보고서 채택을 강행하거나 막을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청문 대상 공직자는 소극적 자료 제출과 뜬구름 잡는 답변으로 하루 이틀 '버티기'로 일관하기도 한다. 국회의 견제를 받는다는 제도 취지가 무색하게 대통령은 청문 보고서 없이 공직자 임명을 강행하는 악순환은 이렇게 완성된다.

여당은 이번 김민석 총리의 인사청문을 계기로 25년 된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한 대대적 수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후보의 자질과 직무 수행 능력 검증보다 정쟁에 매몰된 현행 인사청문 제도를 고치겠다는 얘기다.

지난해까지 인사청문에 '송곳 검증'을 부르짖던 여당의 이런 시도가 집권 후 '태세전환'이라는 비판도 있다. 여기서 자유로우려면 인사청문제도를 실효성 있게 만들 수 있는 자료제출 의무 강화, 허위 답변에 대한 처벌 강화와 같은 보완책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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