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승이 커리어하이였던 ‘김광현 후계자’, 유니폼 바꿔입은 첫해 토종 전반기 다승왕

이정호 기자 2025. 7. 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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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 10개 줘도 기회줄게”
이강철 특급 조련에 포텐 폭발
이적 첫해 데뷔 첫 10승…다승·평자 토종 1위
“이젠 길들여진 야생마” 감독도 싱글벙글



“작년까지 야생마였다면, 지금은 길들여진 야생마다.”

이강철 KT 감독은 ‘복덩이’ 오원석(24)을 생각하면 흐뭇한 표정을 감출 수 없다.

오원석은 KT 이적 후 첫 시즌에 프로 데뷔 첫 10승을 따냈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4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KT의 6-3 승리를 이끈 오원석은 승리투수가 되며, 개인 첫 10승(3패)을 채웠다. 다승(공동 2위)과 평균자책(2.78·5위) 등 투수 주요 부문에서 토종 투수 1위의 성적이다.

오원석도, 이 감독도 이렇게 ‘대박’이 터질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오원석은 “선발로 5년을 뛰었는데 10승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그냥 잘 하고 싶다는 마음만 컸지, 이런 성적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 역시 “이제 마침 잘 할 때가 됐을 때 데려온 것 같다. 나도, 선수도 운이 좋은 것 아니겠나. 우리가 잘 맞는 모양”이라고 웃으며 “(트레이드 전) 우리한테 천적에 가까운 선수였다. 데려올 때는 그런 게 사라진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승리까지 많이 따준다”며 큰 만족감을 보였다.



오원석은 SSG가 2020년 1차 지명해 전략적으로 풀타임 선발로 키운 투수다. ‘김광현 후계자’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성장세가 더뎠다. 8승 10패 144.2이닝 평균자책 5.23을 기록한 2023년이 최고 시즌이었다. 제구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약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오원석은 지난 시즌 직후 KT로 트레이드됐다. KT는 붙박이 선발이던 엄상백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이 가시화되자, 주축 불펜투수인 김민을 내주고 오원석을 영입하며 5선발로 기용할 것임을 예고했다.

현재까지 KT의 오원석 영입은 ‘신의 한 수’라 할 수 있다. KT는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까지 리그 토종 최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전반기 외국인 원투펀치인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윌리엄 쿠에바스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오원석의 10승이 순위 싸움에 큰 동력이 됐다.

투수 조련사 이 감독의 지도는 오원석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 감독은 잠재력을 꽃 피우지 못한 오원석의 재능을 재평가했고 그 조급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이 감독은 “볼넷을 10개 줘도 기회를 줄테니 던지고 싶은대로 던져보라”는 말로 오원석이 마운드 위 불안감을 지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서서히 불안감과 조급함 대신 자신감이 채워지며 오원석은 변화했다.

KT는 창단 후 최초로 ‘10승 좌완’를 보유하게 됐다. 이 감독은 오원석에게 반했다. “지금은 투구 밸런스가 너무 좋다. 그 전에는 투구폼에 불필요한 움직임이 있었다. 지금은 팔이 부드럽고 깔끔하게 나와 그냥 바라본다”며 웃었다. 오원석은 자신의 10승투로 이 감독에게 500승을 선물했다. 오원석은 “내 기량이 크게 발전했다기 보다 감독님, 코칭스태프가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셨다. (고)영표 형, (동기 소)형준 등이 투수 조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다. 장성우 선배님과 배터리를 이루면서 많이 도움을 받는다”며 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 감독은 “10승을 해 본 투수와 못 해 본 투수의 차이는 크다”며 후반기 더 성장할 오원석의 활약을 기대한다.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도 커졌다”는 오원석은 “아직 시즌이 반밖에 끝나지 않았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조금 더 집중하겠다. 목표가 10승이었으니 이제 조금 더 높이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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