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예술 작품이 있어야 할 곳
미술 시장은 아티스트와 갤러리, 컬렉터 등 여러 사람들의 네트워크다. 경매 회사는 이러한 유기적인 관계 안에서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며, 작품의 새로운 가치를 결정한다.
작품의 가치는 어떤 요소들이 결정할까. 1980~1990년대 컬렉터 중에 토머스 암만이 있었다. 뉴욕과 스위스 중심으로 활동했던 그는 경매와 갤러리에서 작품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앤디 워홀, 사이 톰블리, 윌리엄 드 쿠닝 등 1950~1960년대 현대미술가 작품을 그들의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 사모았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취향을 나눴다. 이후 1980년대 워홀의 작품은 최전성기를 누렸지만, 그러다가 지나친 상업성과 과도한 작품 수로 인해 시장이 저조해졌다. 암만은 1990년대에 워홀의 카탈로그 레조네(전작 도록)를 만드는 데 다시 일조하며 미술 시장에서 워홀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역할을 했다. 2022년에 토머스 암만과 그의 아내는 자신들의 거대 컬렉션을 경매로 판매한 뒤 수익금을 어려운 환자들을 돌보는 병원에 기증했다. 암만은 워홀에게는 최측근이자 친구였고, 미술 시장과 미술사 속 워홀의 자리를 굳건하게 해주는 지지자였다.
컬렉터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아 작품을 모으며, 딜러는 저마다의 사정을 담아 판매한다. 그 이야기는 작품이 새 주인을 만나 이어지는 순간, 하나의 생애가 된다. 마치 릴레이 바통처럼 작품은 시간과 사람을 넘나들며 전해지고, 그 여정에 작가도, 컬렉터도, 경매사도 함께 선다. 그러니 경매는 거래라기보다는 ‘예술의 귀환’이다. 그 장면이 너무 좋아 지금도 경매에 나오는 작품 리스트를 볼 때면 한 점 한 점이 담고 있는 이전 이야기와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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